‘빅초이’ 최희섭, 사랑의 홈런 쏘다

  • 입력 2006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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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인 최희섭(27·포터킷)은 최근 3년간 팀을 세 번이나 옮겼다. 시카고 컵스에서 플로리다로, 또 LA 다저스로, 올해는 보스턴으로.

적응을 할 만하면 보따리를 싸고, 정을 붙일 만하면 이사를 가야 했다. 그러나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TV 리포터로 처음 만난 일본 명문가 출신의 한 여성이 친구가 돼 주었다. 그녀는 곧 애인이 되었고 이제는 아내가 된다.

최희섭이 2세 연상의 야스다 아야(29·사진) 씨를 처음 만난 것은 플로리다에서 다저스로 팀을 옮긴 2004년 후반이었다. 남캘리포니아 지역 일본 교민 대상 방송국인 ‘UTB’의 리포터로 활동하던 야스다 씨가 다저스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최희섭과 인터뷰를 하면서 둘은 서로 호감을 갖게 됐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교제로 이어졌다.

올해 최희섭은 다저스에서 다시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됐다. 곧이어 부상이 찾아왔고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그 힘든 시간에 야스다 씨가 함께 있었다. 올해부터 일본으로 돌아가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 야스다 씨는 틈틈이 미국으로 건너와 최희섭에게 힘이 되어 주었다.

마침내 최희섭은 야스다 씨와 국적을 뛰어넘은 사랑의 결실을 이루기로 했다.

둘은 12월 1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약혼식을 올린다. 결혼식은 내년 말쯤으로 계획하고 있다.

야스다 씨의 부친은 일본 재계 10위권의 후요(芙蓉)그룹 산하 금융 계열사의 대주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희섭의 에이전트 이치훈 씨는 “야스다 씨의 부친이 직접 사업체를 운영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야스다 가문의 핵심 패밀리다”라고 말했다.

최희섭의 큰체격(196cm, 109kg)과 잘 어울리는 168cm의 키에 미모를 겸비한 야스다 씨는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졸업한 재원이다.

리포터 시절 인터뷰하기 까다롭기로 악명 높은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와도 자유롭게 인터뷰를 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2월에 열린 로스앤젤레스 거주 일본인들의 노래자랑에서는 최연소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이치훈 씨는 “여러 번 만나 봤는데 정말 괜찮은 아가씨”라고 전했다. 미국에 있는 최희섭의 한 지인도 “야스다 씨가 희섭이를 보러 멀리 원정지까지 따라와서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서글서글하고 좋은 사람 같아 보였다. 여자 쪽이 희섭이를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최희섭은 올해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 예선 때 야스다 씨의 부모에게 인사한 뒤 정식 만남을 허락받았다. 야스다 씨의 어머니는 안재욱 등 한류 스타의 팬이라서 최희섭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작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최희섭은 올해는 부상으로 트리플A에서 타율 0.207(227타수 47안타)에 8홈런 27타점으로 부진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재활 훈련에 전념하고 있는 최희섭은 다음 달 귀국할 예정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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