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씸죄? 괜찮지?…이영표 3경기 연속결장 ‘시련의 계절’

  • 입력 2006년 9월 19일 02시 59분


코멘트
3연속 벤치 신세. 부상도 없고 컨디션도 좋은데 출전 기회가 없다. 심상치 않다.

‘초롱이’ 이영표(29·토트넘 홋스퍼·사진) 얘기다. 그는 18일 홈에서 열린 풀럼과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2006∼2007 시즌 5차전(0-0 무승부)에 출전하지 못했다. 1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15일 슬라비아 프라하(체코)와 유럽축구연맹(UEFA)컵 1라운드에 이어 최근 3경기 연속 결장이다.

지난 시즌까지 붙박이 주전으로 뛰었던 이영표에게 과연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지난달 말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AS 로마로의 이적을 거부한 ‘괘씸죄’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 프로 선수는 구단의 자산. 구단끼리 사고팔 수 있는데 이를 거부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보스만 판결’(선수 동의 없이 이적할 수 없다)이 있긴 하지만 구단의 결정을 거부할 경우엔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 스페인의 모리엔테스도 레알 마드리드 시절 이적을 거부했다가 AS 모나코(프랑스), 리버풀(잉글랜드) 등에 임대됐다 결국 올해 발렌시아(스페인)로 옮겼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이영표가 이적을 한다고 했다가 사인하기 전날에 갑자기 거부해 구단주가 ‘약속 파기’라며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이영표가 뛰지 못하는 것은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괘씸죄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단은 이영표가 떠날 것으로 보고 프랑스 출신 심봉다(27)까지 영입을 한 상태니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이영표는 당시 “순전히 개인적인 문제”라고 말했지만 ‘종교적인 뭔가’가 아니면 이런 행동을 못 했을 것이라는 게 정설.

이영표는 “마르틴 욜 감독과는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욜 감독이 선수기용 등에서 전권을 휘두르지 못하고 구단주 다니엘 레비의 입김에 좌우되고 있어 이영표의 출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카메룬 출신 왼쪽 백 에코토(22)와 심봉다가 제몫을 잘하고 있어 이영표가 끼어들 틈도 없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은 “다른 선수의 부상 외에는 이영표가 끼어들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겨울 시장 때 이적하는 게 최선일 것”이라고 말한다. 과연 이영표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