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향남 “빅리거 꿈 이루어진다”

  • 입력 2006년 8월 25일 1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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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도전자' 최향남(35·버펄로)의 빅리거 꿈이 무르익고 있다.

최향남은 25일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 트리플A 스크랜튼과의 홈경기에서 0-4로 뒤진 9회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패전 처리 성격이 짙었지만 최향남은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다. 안타 하나를 맞은 것을 빼고는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기록했다. 버펄로는 1점을 보태 1-4로 영패를 면했다.

이로써 최향남은 7경기 2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메이저리그 도전 첫 해인 올 시즌 11차례 선발 등판을 포함해 모두 31경기에 출장, 100과 3분의1이닝을 던져 8승5패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은 2.45에서 2.42로 더 끌어내렸고 탈삼진은 98개가 돼 100탈삼진을 눈앞에 뒀다.

최근 연일 호투하고 있는 최향남은 다음 달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9월이면 메이저리그 엔트리가 25명에서 40명으로 확대되기 때문. 최향남은 최근 "9월 2일 빅리그 등록 선수가 늘어날 때 승격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는 보통 9월 이후 확장 로스터를 사용하는데 이때 많은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이 데뷔전을 갖는다.

마이너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이날 리그 현황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최향남은 7월 23일 경기 이후 자책점을 1점도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다. 탈삼진도 팀 내 1위"라고 소개했다. 최근 빅리그를 거치고 돌아온 동료 제러미 거스리(27)는 7승5패에 평균자책 3.17, 탈삼진 83개로 최향남의 성적보다 한 수 아래다.

버펄로는 추신수(24)가 뛰고 있는 클리블랜드 산하 팀으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의 클리블랜드는 선두 디트로이트와 22경기 차로 4위에 처져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상태. 그래서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한번쯤 기회를 줄 수 있지도 않겠냐는 예측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빅리거가 되기 위해 그리운 가족을 한국에 남긴 채 나 홀로 미국행 비행기를 탄 최향남. 눈물 젖은 빵과 외로움을 택한 그에게 '희망의 달' 9월이 다가오고 있다.

이승건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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