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봉 “용대야, 셔틀콕 큰 용 돼라”

  • 입력 2006년 8월 2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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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봉(왼쪽)과 이용대.
박주봉(왼쪽)과 이용대.
“박 선생님 안녕하셨어요.”

“용대야 부쩍 큰 거 같구나. 더 열심히 해라.”

한국 배드민턴의 유망주 이용대(18·화순실고)는 ‘제2의 박주봉’으로 불린다.

현역 시절 최고의 셔틀콕 스타였다 현재 일본 배드민턴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박주봉(42)과 여러모로 닮은꼴이어서다. 우선 24년 차이로 둘 다 용띠.

이용대는 초등학교 2학년 때인 1996년 처음 라켓을 잡아 구력은 벌써 10년이나 된다. 박주봉은 당시로는 빠른 초등학교 4학년 때 선수로 나섰다. 조기 교육을 받은 것도 똑같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전국대회 5관왕을 차지한 이용대는 화순중 3학년 때 태극마크를 달았고 박주봉은 전주농고 1학년 때 국가대표팀에 뽑혔다.

이용대는 올해 1월 독일오픈에서 우승하며 박주봉에 이어 한국 배드민턴 사상 두 번째 ‘고교생 챔피언’에 올랐으며 지난달에는 태국오픈 2관왕을 차지했다.

박주봉은 자신의 ‘그림자’를 밟고 있는 이용대에 대해 애정이 각별하다. 그래서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개막한 코리아오픈에 일본팀을 이끌고 출전해 틈나는 대로 이용대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박주봉은 “용대는 영리하고 경기 운영 능력이 최상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들어 파워가 많이 늘었고 앞으로 더 강해질 것 같다. 기대가 크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애정 어린 쓴소리도 빼놓지 않았다.

“마지막 승부처에서 서둘러서는 안 된다. 멋있는 플레이도 좋지만 실수 없이 안정적으로 포인트를 따내는 게 중요하다.”

지나치게 공격 위주의 전술을 펼치다 상대의 수비에 막히면 큰 위기에 빠질 수 있으며 체력 부담도 커진다는 게 박 감독의 충고였다.

박주봉은 세계선수권 7회 우승의 대기록을 달성했고 올림픽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큰 용이 되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용대의 꿈은 하늘같은 그 선배를 넘어서는 것. 그에게 박주봉의 한마디는 고맙기만 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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