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셔츠’ 불패… 우즈 싱거운 독주 메이저 12승째

  • 입력 2006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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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셔츠를 입으면 그는 불타 오른다.

‘우즈 효과’는 놀랍다. 데뷔 10년 만에 총상금이 5배 늘었고

그만 나오면 TV시청률도 껑충. 누가 그를 꺾을 수 있을까.》

‘농구 황제’ 마이클 조든(미국)은 전성기였던 1990년대 100억 달러(약 9조6000억 원)의 경제 효과를 지닌 것으로 평가 받았다.

농구 코트에 조든이 있었다면 필드에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있다.

조든과 절친한 사이로 함께 골프도 치는 우즈는 1996년 프로로 전향한 후 지난 10년 동안 골프 업계의 비약적인 발전을 주도했다.

USA투데이가 최근 보도한 ‘만약 우즈가 없었다면’이란 기사에 따르면 우즈는 풀타임 프로 생활을 시작한 1997년에 상금 206만6833달러(약 20억 원)로 1위에 올랐지만 당시 시니어 투어에서 뛰던 헤일 어윈(234만3364달러)보다 적은 액수였다.

하지만 우즈는 지난해 시니어 투어 상금왕 다나 퀴글리보다 800만 달러 이상 많은 1062만8024달러의 상금을 벌었다.

우즈의 가세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상금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 1996년 PGA투어에는 상금 100만 달러를 넘긴 선수가 9명이었으나 지난해 ‘백만장자’는 78명으로 8배 이상 늘었다. 우즈가 활약한 10년 동안 PGA투어의 시즌 총상금 규모는 5배 가까이 껑충 뛴 2억3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또 우즈의 출전 여부에 따라 대회의 시청률은 50%까지 증가한다. 실제로 지난주 우즈가 빠진 디 인터내셔널대회 시청률은 2.1%에 불과했으나 이에 앞서 우즈가 출전한 뷰익오픈에선 4.3%까지 껑충 뛰었다.

2004년 인디애나대 보고서에 따르면 우즈의 영향으로 연간 프로로 전향하는 선수의 증가율이 1%에서 5%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골프에서 소외된 계층이었던 흑인 골퍼의 수가 1996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우즈가 ‘황금 알’을 낳은 것은 역사상 최고의 스포츠맨으로 불리며 늘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역전 불허의 ‘신화’와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는 모습은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고 있다.

올 US오픈 챔피언 제프 오길비(호주)는 “언젠가 우즈를 꺾을 선수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날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진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우즈 싱거운 독주 메이저 12승째

PGA챔피언십 18언더… 최경주 7위

싱거운 독주 속에 이번에도 주인공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였다.

21일 미국 일리노이 주 메디나CC(파72)에서 끝난 시즌 마지막 메이저골프대회인 제88회 PGA챔피언십.

우즈는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컵인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위 숀 미킬(미국)을 5타차로 따돌린 완승.

우즈는 지난달 브리티시오픈에 이어 2연속 메이저 타이틀을 따내며 1996년 프로 데뷔 후 통산 40번째 메이저 무대에서 12번째 정상에 섰다. 역대 메이저 최다승 순위에서 월터 헤이건(11승·미국)을 제치고 2위에 오르며 잭 니클로스의 최다승 기록(18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우승 상금 122만 달러를 벌어들여 시즌 상금 635만 달러로 2위 짐 퓨릭(473만 달러·미국)에게 크게 앞서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을 사실상 굳혔다. 단독 또는 공동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간 12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며 역전 불허의 ‘신화’도 이어갔다.

전날 우즈와 공동 선두를 이루며 챔피언 조에서 맞대결을 벌인 루크 도널드(영국)는 기세에 눌린 듯 2타를 잃어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1번 홀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한 우즈는 5, 6번홀 연속 버디에 이어 8번 홀에서 12m 버디 퍼트를 넣어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고 경쟁자들은 2위를 다투는 신세가 됐다.

‘탱크’ 최경주(나이키골프)는 공동 7위(10언더파 278타)를 차지해 통산 3번째이자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31일 개막되는 한국프로골프투어 신한동해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29일 귀국하는 최경주는 상금 20만7000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 109만3471달러로 5년 연속 100만 달러를 돌파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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