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다니는 철벽’… ‘야신상’ 이탈리아 GK 부폰

  • 입력 2006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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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연합뉴스
베를린=연합뉴스
이탈리아의 철벽 수문장 잔루이지 부폰(28·사진)이 10일 2006 독일 월드컵 ‘최고의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야신상’을 수상했다. 야신상은 옛 소련의 전설적 골키퍼 레프 야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상.

부폰은 준결승까지 상대팀에 단 한 골만 내줬다. 그것은 바로 조별리그(E조) 2차전인 미국과의 경기에서 이탈리아의 수비수 크리스티안 차카르도가 넣은 자책골.

○690분간 상대 필드골 하나도 허용안해

준결승까지 453분 연속 무실점으로 선방하며 이탈리아 대표팀 선배인 월터 첸가가 1990년 대회서 세운 517분 연속 무실점 기록을 눈앞에 뒀던 부폰. 결승전에서 전반 7분 지네딘 지단의 페널티킥에 실점하는 바람에 비록 신기록 수립에는 실패했지만 부폰의 눈부신 선방은 이탈리아에 24년 만의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부폰은 지단의 페널티킥만 빼고 결승전에서 프랑스의 유효슈팅 5개 가운데 4개를 막아냈다. 그는 또 이번 대회 7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690분을 뛰며 상대 공격수에게 단 한 차례도 필드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27번이나 선방하며 문전을 지켰다.

이번 독일 월드컵은 슈퍼스타급 공격수들이 기대에 못 미친 반면 여러 골키퍼들은 곡예사 같은 몸놀림으로 여러 차례 기적 같은 선방을 보여줬다. 특히 4강팀들은 옌스 레만(독일), 파비앵 바르테즈(프랑스), 히카르두(포르투갈), 부폰 등 골키퍼들이 모두 눈부신 활약을 했고 최후의 승자는 부폰이었다.

부폰은 골키퍼로서의 재능을 타고났다. 그의 어머니는 이탈리아 투포환 및 원반던지기 챔피언이었다.

○배짱 두둑… 위기상황서 더 냉철해져

1994년 부폰은 17세 9개월의 나이로 세리에A 파르마에 데뷔했다. 그는 파르마에서 여섯 시즌을 뛰며 눈부신 선방으로 이탈리아 대표 골키퍼로 성장했고 2001년 골키퍼 사상 최고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유벤투스로 이적한다.

부폰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바로 2002 한일 월드컵 한국과의 16강전. 부폰은 안정환의 페널티킥을 막아냈지만 바로 그 안정환에게 연장전에서 골든골을 내줘야 했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어깨 탈골 부상으로 고생하던 부폰은 유로2004(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지만 이탈리아는 1회전에서 치욕적으로 탈락했다.

이탈리아 골키퍼 코치 이바노 보르돈 씨는 “부폰은 의심의 여지없이 세계 최고의 골키퍼”라고 격찬한다. 부폰의 최고 장점은 얼음보다 차가운 침착성. 그는 스스로 “워밍업을 시작하는 순간 나는 평온을 찾는다”고 말한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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