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8년만에 결승진출…포르투갈에 1-0 승리

  • 동아닷컴
  • 입력 2006년 7월 6일 04시 47분



프랑스의 ‘아트사커’를 결승전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레블뢰 군단’ 프랑스는 6일(한국시간)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월드컵 4강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전반 33분 터진 지네딘 지단의 페널티킥골을 끝까지 지켜내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프랑스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8년만에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통산 2번째 결승 진출.

프랑스는 먼저 결승에 안착한 이탈리아와 10일 베를린에서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격돌한다. 참고로 프랑스는 3승 2무 2패로 이탈리아에 근소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날 승리로 프랑스는 포르투갈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16승 1무 5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프랑스는 1975년 이후 한 번도 포르투갈에 패한 적이 없다.

프랑스는 유로 2000 준결승에서도 지단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포르투갈을 꺾은 바 있다. 포르투갈로서는 지단의 페널티킥 앞에 두 번이나 눈물을 흘린 것. 유로 2000에서 포르투갈에 2-1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했던 프랑스는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결승골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두 스타 티에리 앙리와 지네딘 지단의 공동 작품이었다. 4강 브라질전처럼 두 스타 플레이어가 다시 한 번 프랑스에 귀중한 승리를 선물한 셈.

전반 33분 포르투갈 진영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한 앙리는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고, 빠른 방향 전환에 당한 수비수 카르발류는 앙리를 넘어 뜨려 페널티킥을 내주고 말았다.

키커로 나선 선수는 ‘백전노장’ 지단.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지단은 왼쪽 구석으로 볼을 차 넣었고, 이 슛은 프랑스를 결승에 진출 시킨 결승골이 됐다.

잉글랜드와의 승부차기에서 무려 3개의 슛을 막아냈던 골키퍼 히카르두는 방향을 예측하고 몸을 날렸으나, 코스와 볼의 스피드가 완벽한 볼을 걷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선취골을 내준 포르투갈은 동점골을 터뜨리기 위해 후반 들어 총공격을 펼쳤지만, 끝내 프랑스의 골문을 열지 못해 월드컵 첫 결승의 문턱에서 주저 앉고 말았다.

‘4-5-1’ 포메이션으로 포르투갈을 상대한 프랑스는 지난 브라질전과 마찬가지로 중원에서 우위를 보였다. 지단 등 베테랑 미드필더들은 데쿠가 버틴 포르투갈의 중원을 미들라인을 압도했다.

반면 포르투갈은 스피드가 개인기가 뛰어난 측면 공격수 호날두-피구 콤비를 앞세워 프랑스의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골이 터지면서 경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 갔다. 선취골을 얻은 프랑스가 수비 위주의 경기운영으로 전술을 변경한 것. 예상보다 빠른 수비 전환이었으나 노련한 프랑스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포르투갈의 장기인 좌우 크로스를 효과적으로 차단해 결국 1-0 신승을 거뒀다.

‘늙은 수탉’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프랑스는 경기를 치를수록 놀라운 전력을 드러내고 있다. 조별예선 토고전부터 4연승. 연장전까지 간 경기 없이 4경기를 90분 안에 마무리지었고 결선 토너먼트에서는 우승후보 스페인, 브라질, 포르투갈을 차례로 격파했다.

은퇴를 앞둔 중원의 지휘관 지단의 플레이가 갈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으며 무뎌졌던 앙리의 득점력도 프리미어리그에서의 모습을 되찾았다.

클로드 마케렐레-파트리크 비에라-릴리앙 튀랑 등 베테랑 선수들의 체력 저하도 현격하게 줄었고, 프랑크 리베리 같은 신예 선수들도 큰 경기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무려 40년만에 4강에 진출했던 포르투갈은 프랑스의 벽을 넘지 못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포르투갈로서는 장기인 숏패스를 살리지 못한 것과 앙리-지단 콤비에 무너진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포르투갈의 사령탑 스콜라리의 연승행진도 마감됐다. 브라질(2002)과 포르투갈(2006)을 이끌고 월드컵에 연속 출전한 스콜라리는 이날 패배로 연승행진을 12경기에서 마감했다.

4강에서 무너졌지만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후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탄탄한 전력을 선보였다. 포르투갈은 톱시드를 받은 멕시코, 네덜란드, 잉글랜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포르투갈은 9일 개최국 독일과 3-4위전을 치른다.

한편 결승골을 터뜨린 지단은 경기 수훈선수에게 주어지는 ‘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지단은 지난 브라질과의 4강 경기에서도 ‘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조철영 동아닷컴 기자 ch2y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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