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프랑스 유니폼 입으면 흐느적… 왜?

  • 입력 2006년 6월 16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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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가 안 보인다. 스피드 키핑력 공간확보 등 세계 최고의 골잡이.

그러나 프랑스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아트 빠진 사커가 된다.

왜 그럴까? 앙리를 둘러싼 미스터리 속으로 들어가 보자.》

14일 오후(현지 시간) 프랑스축구대표팀이 훈련 중인 독일 에르첸의 파일렌덴베르크슈타디온.

노트를 펼치고 선수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던 ‘르 프로그레스’지의 사나 안톤 기자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기자가 “전날 스위스전을 보니까 어떻더냐”고 말을 건네자 안톤 기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나쁜 인상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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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그는 “아스널의 앙리와 대표팀의 앙리는 아예 다른 선수”라고 말했다.

아스널에서는 ‘날아다니는’ 티에리 앙리(29)가 대표팀에만 오면 맥을 못 추는 데 대한 푸념이었다.

그는 “앙리가 대표팀에서 제대로 못 뛰는 것은 프랑스 축구의 오래된 미스터리”라며 “지금도 그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 프리미어리그 3시즌 연속 득점왕… 골 냄새 맡는 동물적 감각 독보적

앙리를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 부르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 그는 올해 절정에 올라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선 27골을 넣어 3시즌 연속 득점왕에 올랐다. 골 냄새를 맡는 동물적 감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박주영은 “앙리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다. 놀라운 스피드, 골 키핑, 공간 확보 등 모든 면에서 존경스럽다”며 “그와 함께 단 1분이라도 뛰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앙리는 이상하게도 대표팀에만 오면 고개를 숙인다.

프랑스인들은 “앙리의 애국심이 부족하다”고 한탄하기도 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아스널에서는 모든 선수가 그를 위해 뛰지만 대표팀에서는 그러지 않는다”며 “동료들이 많은 찬스를 알아서 갖다 바치는 아스널에 익숙한 앙리에게 모두의 욕심이 제각각인 대표팀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다비드 트레제게와의 ‘역시너지 효과’도 생긴다. 이상하게 둘이 같이 경기에만 나서면 뭔가 잘 풀리지 않는 것이다.

○ 앙리 “원톱으로 뛰면서 괴로웠다”

레몽 도메네크 감독도 물론 이를 잘 알고 있다.

월드컵 지역 예선 기간에 단 한 번도 앙리와 트레제게를 동시에 기용하지 않았던 도메네크 감독은 스위스전에서는 앙리를 위해 더 큰 모험을 감행했다.

전통적인 투톱 시스템이 아니라 앙리를 원톱으로 내세운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한 것. 하지만 최전방의 앙리는 투지 넘치는 스위스 수비진에 의해 완벽하게 고립됐고 그나마 믿었던 중원의 지네딘 지단 역시 앙리에게 제대로 된 기회를 만들어 주지 못했다.

앙리는 “원톱으로 뛰면서 괴로웠다”며 “측면 공격수 및 미드필더들과 유기적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아 고립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답답해서였을까. 앙리는 훈련장 한쪽 모퉁이에서 휴대전화를 붙들고 20분 가까이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스위스전에서 뛰지 않았던 프랑스팀의 연습 경기가 시작되자 실뱅 윌토르, 윌리 사뇰 등과 함께 한가롭게 경기를 관전했다.

자유로운 프랑스팀 분위기와 달리 앙리의 표정은 밝아 보이지 않았다.

○ 한국전선 포메이션 변화 줄 듯

도메네크 감독은 “상대에 따라 포메이션은 변화될 수 있다”고 밝혀 한국전에서는 의외로 새로운 시스템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유럽의 다국적 채널인 ‘유로스포트’는 “앙리의 전 동료 마르셀 드사이가 스위스전에 앞서 ‘앙리는 지금 컨디션이 70% 정도밖에 안 된다’고 했던 말이 사실로 입증됐다”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톱클래스의 수비수들을 무너뜨리던 그답지 않았다. 그의 공격에는 자신감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도 약점은 분명히 있다.

아스널의 앙리 vs 프랑스 대표팀의 앙리
득점출전경기당 득점 평균
아스널(2005∼06시즌)33410.80
아스널(1999년 8월 입단 이후 통산)1281960.65
프랑스 대표팀(1999년 5월 발탁 이후 통산)28690.41

에르첸=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2006 독일월드컵 스웨덴 vs 파라과이
2006 독일월드컵 잉글랜드 vs 트리니다드토바고
2006 독일월드컵 에콰도르 vs 코스타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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