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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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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히딩크(60) 호주축구대표팀 감독과 딕 아드보카트(59·사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선보인 전략과 전술에 세계가 탄복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12일 일본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투입시킨 선수가 잇달아 골을 터뜨려 3-1 대역전승을 거뒀다. 아드보카트 감독도 13일 토고전에서 0-1로 뒤지자 수비수 김진규를 빼고 공격수 안정환을 투입하는 승부수로 2-1 역전승을 만들어 냈다.
○ 명감독은 무명 선수 출신?
히딩크 감독과 아드보카트 감독은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었다. 둘 다 대표팀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은 일찌감치 지도자의 길로 나서 세계적인 감독이 됐다.
류태호 고려대 교수(스포츠교육학)는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은 자기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또 스타플레이어만 챙긴다. 그러다 보니 팀플레이가 깨진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특히 무명 선수 출신 감독은 못하는 선수를 이해하고 기회를 많이 준다. 또 공부도 많이 한다. 승부욕도 강하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과 김남일 이을용 등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을 키워서 2002년 4강 신화를 창출했다. 아드보카트 감독도 이호 등 무명 선수를 발굴해 전력을 보강했다.
○ 철저한 비즈니스 마인드
네덜란드는 유럽 프로축구에선 ‘변방’이다. 유망주들을 키워서 빅 리그에 파는 데 집중한다. 히딩크 감독이 PSV 에인트호번에 박지성과 이영표를 영입해 프리미어리그에 비싸게 판 게 그 예다. 이런 축구문화에서 네덜란드 출신 지도자들은 수준이 떨어지는 선수들을 업그레이드하는 능력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
강준호(스포츠마케팅) 서울대 교수는 “상인의 나라 네덜란드인은 실속에 민감하다. 팀을 꾸려 가는 데도 이 같은 실속 챙기기가 그대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 신뢰 주는 카리스마
선수들을 사로잡는 카리스마는 무척 중요하다. 홍명보 코치는 “히딩크 감독과 아드보카트 감독은 뭔가 다른 게 있다. 사람을 믿게 만든다. 그들을 믿으면 뭔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을 4강까지 끌어 올린 데 이어 ‘호주 신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아드보카트 감독이 숙원인 한국의 월드컵 본선 원정 첫 승을 거둔 것은 결코 행운이 아니다. 이번 월드컵에는 32개 출전국 중 히딩크 감독과 아드보카트 감독 등 네덜란드 출신 사령탑이 4명으로 가장 많다.
쾰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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