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 코치로 전격 지명된 홍명보(36)가 27일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코치 수락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홍 코치는 대표팀 코치 직 수락을 놓고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오랜 대표팀 동료인 황선홍 전남 코치가 마음에 많이 걸렸다고.
“사실 황 코치가 저보다 먼저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더 적임자라고 생각했어요. 제의를 받고서도 많이 미안했습니다. 그런데 황 코치가 어제 먼저 전화를 걸어와 격려를 해 줬습니다. 서로 자리를 빼앗는 관계도 아니고 또 황 코치가 저를 너무 잘 이해하고 편안하게 해 줘 고맙습니다.”
홍 코치는 “막상 코치 직을 수락하고 나니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세계적 감독 밑에서 8개월 동안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것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로 선수들의 심리 상태를 꼽았다. 대표팀의 성적이 좋지 않다 보니 팬들도 실망하고 선수들 자체도 의기소침해졌다는 것. 또 고질적 ‘수비 불안’에 대해서는 “수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력이고 2002년 월드컵 때도 수비만 잘해서가 아니라 선수 11명 모두가 제 몫을 해줘서 성공했다”며 “2002년 수비를 전담했던 핌 베르베크 코치를 도와 빨리 수비 조직력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이 앞으로도 ‘코치님’보다는 ‘형’이라고 불러 주면 좋겠다”면서 “선수 시절에는 후배 선수들의 정신력을 끌어올리는 노하우가 많았는데 코치로서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 그들을 돕겠다”며 이날 기자회견 중 처음으로 웃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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