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응룡 사장 취임-선동렬 감독 승계

  • 입력 2004년 11월 9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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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에 빛나는 ‘명장’ 김응룡(63) 삼성 감독이 야구선수 출신으로는 사상 처음 사장에 취임한다.

김 감독은 2001년부터 잡았던 삼성의 지휘봉을 ‘제자’ 선동렬(41) 수석코치에게 물려주고 신필렬 사장 후임으로 삼성 야구단 사장을 맡는다.

삼성구단은 9일 오후 4시 서울 사무소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김 감독의 일선퇴진과 함께 선 수석코치의 감독 승격을 공식 발표했다.

김 감독은 1983년 해태 타이거스의 사령탑에 오른 뒤 무려 22년 동안 프로야구 감독직을 맡았던 '살아있는 전설'.

해태에서만 18년동안 팀을 이끌며 9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01년에는 `우승 청부사' 역할을 자임하며 삼성으로 이적해 2002년 팀 창단 첫우승을 일궈내는 등 4년동안 3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었다.

김 감독은 올 한국시리즈에서 현대에 패한 직후 내년까지 남은 감독 계약기간을 채울 뜻을 비쳤으나 지리산 산행 후 마음을 바꿔 구단에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현장 퇴진의 배경으로 "22년간 한국 프로야구계에서 많을 것을 경험했고 해야 할 모든 것을 이루었다. 이제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선 신임 감독은 계약금 5억원, 연봉 2억원 등 총 15억원에 5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김응룡 사장·선동열 감독 일문일답

●전격적으로 김응룡 감독이 퇴진하게 된 배경은?

김응룡 신임 사장 : 오래 전부터 생각해 오다 7일 결정했다. 몸도 안 좋았고 여러가지 고민이 많았다. 선동렬 신임 감독을 1년 이상 지켜봤는데 나에 버금가는 능력을 확인했고 감독직을 물려줘도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봐도 배울 점이 많은 지도자라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감독 사퇴를 받아준 삼성 구단에 감사하다.

●국내 최초로 현역 감독을 사장으로 선임했는데?

신필렬 전임 사장 : 김 감독으로부터 7일 오전 11시경에 전화를 받고 일이 급물살을 탔다. 김 전감독이 4년 동안 팀을 운영하면서 한 차례 팀을 우승으로 이끌기도 해 그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프로야구단 경영에 있어서 야구 인이 직접 맡는 게 야구에 문외한이 오는 것 보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사장이 됐는데 구단 운영계획은?

김 신임 사장 : 부담이 많다. 이런 사례가 처음이고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겠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배워가면서 노력하겠다. 감독 이상 어려운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사장이면 더 열심히 해야지 않겠나…

●삼성 감독을 맡으며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김 신임 사장 : 우승 경험은 많지만 2002년 삼성이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선동렬 삼성 신임 감독 인터뷰]

●감독이 된 소감은?

항상 김응룡 감독은 따라갈 수 없는 존재 였다. 김 감독님을 명예롭게 은퇴 시켜 드리지 못해 죄송스럽다. 갑작스럽게 감독이 되어서 당황스럽지만 김 감독님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어떤 야구를 추구할 것인가?

올해 삼성은 힘의 야구에서 어느 정도 지키는 야구로 변했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투수 위주의 야구, 지키는 야구를 추구하겠다. 삼성의 지키는 야구는 70% 정도 완성됐다고 본다

●감독으로서의 포부가 있다면?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자 의무이다. 이러한 정신을 선수들에게 강조해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강조하겠다. 또한 홈런에 의존하기 보다는 작전과 지키는 야구를 추구하겠다.

●일찌감치 감독설이 나돌았는데 그에 따른 부담이 있었을 텐데?

내가 지난해에 삼성을 택한 이유는 김응룡 감독님이 명예롭게 은퇴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나의 감독설이 나올 때 마다 매우 힘들었다. 감독님의 자리를 빼앗는 것 같아 송구스럽고 책임감이 크게 느껴진다.

●코칭 스텝 변화는?

2군 쪽에 트레이닝 코치를 두겠지만 기존 코치들은 최대한 유임하겠다. 갑작스럽게 감독을 맡게 되어 생각 좀 해봐야겠다.

●용병 수급과 FA 보강 계획은?

호지스는 포기하고 로페스는 코치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 용병이 3명으로 늘어나면 투수를 2명 쓰겠으며 일본에서 선수들을 물색해 보겠다. FA 보강 문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감독 계약 조건은?

그 문제는 모두 구단에 위임했다.

●내년도 팀 전력은 어떻게 변하나?

임창용이 해외로 나가고 김한수 신동주가 FA로 빠지는 것 외엔 전력에 큰 차질은 없다. 물론 우리도 나름대로 FA를 보강할 것이다.

●삼성의 공격력이 약한 것 같은데..?

기동력이 문제다. 기동력을 보강한다면 공격력도 자연히 좋아질 것이다.

●올해 목표는?

모든 감독의 바람대로 당연히 우승이 목표다. 동계 훈련을 통해 팀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키겠다.

●차후 일정은?

김 신임 사장과 대구에 내려가 선수들과 상견례를 갖고 17일부터 대만으로 마무리 훈련을 떠난다. 이후 용병 물색차 외국에도 한번 다녀올 것 같다.

고영준 예스스포츠 기자 hotbase@donga.com

임동훈 MLBPARK 기자 arod7@donga.com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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