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문-나경민조 탈락등, 하태연씨 예언적중 화제

  • 입력 2004년 8월 30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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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을장군’ 하태연 신관(神官·29)의 예언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정확했다. 레슬링 국가대표를 지낸 그는 지난해 말 돌연 신 내림을 해 화제를 모았던 무속인.

그를 만난 것은 2004아테네올림픽 개막을 105일 남겨뒀던 지난 4월30일. “이런 걸 미리 밝히면 선수들이 자만하거나 낙담하는 부작용만 생길 뿐”이라고 손사래를 치는 그에게 생떼를 써서 들었던 얘기 중 당시엔 쓰지 못했던 부분을 공개한다.

하 신관은 특이하게 점괘를 뽑았다. 기자가 종목별로 금메달 후보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는 지루한 작업. 그가 몸을 부르르 떠는 선수는 가위표를 쳐나가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가장 먼저 걸러진 이름은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당시 13개 대회 연속 우승과 국제대회 65연승의 불패신화를 이어가고 있던 김동문-나경민 조. 그는 “무조건 안 된다”고 했고 김-나 조는 8강전에서 탈락.

“두 번째 금이 나온 뒤 이변이 생긴다”던 말은 돌이켜보니 18일 박성현이 양궁 여자 개인에서 금메달을 딴 뒤 이날 밤(한국시간 19일) 체조 남자 개인종합에서 양태영(동메달)이 금메달을 도둑맞은 것과 일치한다.

그의 전공이었던 레슬링에선 김인섭 임대원 문의제(은메달) 백진국 등 간판스타의 이름이 모두 지워졌다. 따라서 금메달은 없는 것으로 결론. 그러나 당시 기자가 실수한 것은 금메달을 딴 정지현의 이름을 부르지 않은 것. 그는 당시만 해도 철저한 무명선수였다.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지만 오른쪽 검지가 탈골된 유도의 이원희(금메달)와 레슬링의 김인섭 임대원은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물론 하 신관이 모두 맞힌 것은 아니었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가 예상했던 13개의 금메달은 “절대 불가”라고 했지만 그도 11개로 예상해 빗나갔다. 그러나 양태영이 금메달을 찾아온다면 거의 근접하는 수치다.

아테네=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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