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마라톤 35km 지점서 관중이 선두 밀어내

  • 입력 2004년 8월 30일 04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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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했건만...’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운데)가 레이스 초반 선두그룹에서 달리고 있다. 이봉주는 25km에서 18위권으로 떨어지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아테네=연합
‘최선을 다했건만...’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운데)가 레이스 초반 선두그룹에서 달리고 있다. 이봉주는 25km에서 18위권으로 떨어지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아테네=연합
35km를 넘어 힘겨운 레이스를 펼치던 반데를레이 리마(브라질)는 한 팬이 밀치는 바람에 인도로 넘어졌다 다시 일어나 뛰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다 잡았던 금메달이 이탈리아의 스테파노 발디니에게 넘어갔다.

30일 마라토나 스타디움을 출발해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으로 골인한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마라톤 42.195km 풀코스레이스. 선두를 질주하던 리마가 레이스 도중 관중의 방해로 우승을 놓치는 마라톤 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레이스 막판으로 들어서는 약 35km를 넘어섰을 무렵 사건이 벌어졌다. 25km부터 단독 선두를 치고 나간 리마가 사실상 1위를 굳히는 순간 한 팬이 도로로 달려들어 리마를 인도로 밀쳤다. 인도에 넘어졌던 리마는 다시 일어서 달렸지만 뒤따라오던 자전거에 부딪쳐 주춤하기도 했다. 이 해프닝으로 페이스를 잃은 리마는 약 5분 뒤 발디니에게 선두를 내줬고 뒤로 처졌다. 결국 발디니가 2시간10분54초로 우승, 리마는 2시간12분12초로 3위에 그쳤다.

팬의 방해로 금메달이 바뀌게 돼 이번 남자 마라톤은 큰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스테파노 발디니(이탈리아)가 30일 2004아테네올림픽 피날레를 장식한 남자 마라톤에서 1위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고 있다. 아테네=로이터뉴시스
23일 열린 여자 마라톤과 달리 남자 선수들은 섭씨 30도의 더운 날씨와 8km부터 시작되는 오르막에 대비해 페이스를 줄여 달렸다. 첫 5km 랩타임이 15분57초. 이대로 달리면 2시간14분대. 10km까지도 비슷한 페이스로 달려 31분34초에 주파했다.

10∼15km 랩타임은 16분18초. 하지만 20km를 지나 리마가 치고 나가면서 불꽃 튀는 레이스가 펼쳐졌다. 리마가 순식간에 100여m 앞으로 치고 나가자 이탈리아의 발디니, 폴 터갓(케냐), 존 브라운(영국) 등 2위 그룹도 레이스에 가세해 숨가쁜 레이스를 전개했다. 20km까지 2위그룹을 잘 따라가던 이봉주는 남미와 케냐, 유럽 선수들의 스피드에 밀려 뒤로 처지기 시작했고 30km를 넘어서면서 이봉주는 14위, 지영준은 17위로 처지며 사실상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아테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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