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최희섭의 시카고 컵스, WS우승 꿈꾼다

  • 입력 2003년 5월 16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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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묵은 시카고 컵스의 꿈은 이뤄질까.

'빅 초이' 최희섭(24)이 뛰고 있는 시카고 컵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전통있는 구단. 미국프로야구가 시작된 1876년부터 리그에 참가해 127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컵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랫동안 월드시리즈 우승을 못한 구단이기도 하다.

컵스는 1908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4승1패로 누른 이후 지난해까지 94년간 월드시리즈 왕좌에 오르지 못했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1918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이듬해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팔아치우면서 84년간 정상에 오르지 못한 '밤비노의 저주'를 능가한다.

컵스가 1908년 이후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7차례나 되지만 번번이 정상 일보직전에서 무릎을 꿇었고 그나마 1945년 이후론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아보지도 못했다. 최근 몇 년간의 성적도 안 좋았다. 99년과 2000년엔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중부조 꼴찌를 했고 지난해에도 67승95패(승률 0.414)로 조 5위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월드시리즈까지 안내한 명장 더스티 베이커감독이 부임한 올시즌엔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신했다.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더니 16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의 승리로 최근 5연승, 24승16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조 선두를 굳게 지켰다.

올해 컵스의 상승세의 원동력은 '젊은 피'. 투수 마크 프라이어와 타자인 최희섭, 코리 패터슨이 바로 그들이다. 2년차에 불과한 마크 프라이어는 5승1패로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선두에 오르며 에이스인 케리 우드(4승1패)와 함께 확실한 '원투 펀치'를 이뤘다.

지난해까지 마이너리그 트리플A인 아이오와 컵스에서 함께 뛴 절친한 친구사이인 최희섭과 패터슨은 3,4번인 새미 소사와 모제스 알루를 능가하는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5,6번인 둘은 15홈런 53타점을 합작, 소사와 알루의 11홈런 46타점을 뛰어넘었다.

16일 경기에서도 패터슨은 2-2인 연장 17회 결승 2점홈런으로 팀승리를 이끌었다. 최희섭은 타점없이 3타수 1안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열성적인 컵스의 팬들은 벌써부터 월드시리즈 우승을 꿈꾸며 흥분하고 있다.

한편 최희섭은 스포츠 사이트인 CNN-SI가 실시중인 '신인중 누가 계속 올스타로 뛸 가능성이 있나'란 설문조사에서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 등 세명의 뛰어난 루키들을 제치고 40%가 넘는 득표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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