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AG]경기는 졌지만…하나된 남과 북

  • 입력 2003년 1월 30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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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일본 미사와시 미사와아이스 링크에서 벌어진 북한과 카자흐스탄의 아이스하키 여자 풀리그 경기에서 북한선수들이 카자흐스탄 골문 앞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잡고 있다. 아오모리=원대연기자
30일 일본 미사와시 미사와아이스 링크에서 벌어진 북한과 카자흐스탄의 아이스하키 여자 풀리그 경기에서 북한선수들이 카자흐스탄 골문 앞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잡고 있다. 아오모리=원대연기자

‘한반도기 응원’이 아이스하키 링크를 뜨겁게 달궜다.

제5회 동계아시아경기대회 한국과 일본의 아이스하키 여자 풀리그 경기가 벌어진 30일 일본 미사와시 미사와아이스어리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계 학생 50여명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목청껏 한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들은 미야기현 센다이의 도호쿠조선초중고급학교 학생들. 앞서 카자흐스탄과 이번 대회 첫 경기를 치른 북한 선수들을 응원하러 왔다가 두 번째 경기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까지 응원하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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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솔교사인 임영혁씨(42)는 “남과 북은 하나다. 남한 선수들이 열심히 해 꼭 이기기 바라는 마음으로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경기에 앞서 학생들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정운익 부회장에게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격려문을 전달했다. 여기엔 학생들이 깨알같이 쓴 ‘필승’ ‘우리 선수 이겨라’는 등의 문구가 가득 들어 있었다.

이에 정 부회장은 “눈이 많이 오고 추운 날 먼 곳까지 찾아와 응원해준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비록 실력은 처지지만 부끄럽지 않게 싸우겠다”고 답례했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한 수 위의 일본에 대패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응원하는 총련계 학생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하는 등 ‘더 큰 승리’를 얻었다. ‘탈북 선수’ 황보영은 수준급 스틱워크와 보디체크로 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앞서 열린 경기에선 북한이 우승후보 카자흐스탄에 2-3으로 아깝게 졌다.

한편 한국선수단은 개회식을 이틀 앞둔 이날부터 본격적인 현지 적응훈련에 나섰다. 전날 도착한 스키점프팀은 이날 오아니타운에서 체력훈련과 이미지트레이닝을 하며 이탈리아 타르비시오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금메달에 이은 또 하나의 ‘기적’을 준비했다.

미사와=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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