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재하 단장은 “‘알아서 해달라’는 말이 사실 더 무서운 것 아니냐. 지난해엔 기아에서 이종범을 놓고 ‘눈치싸움’을 하는 바람에 이승엽이 최고연봉자가 되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큰 공을 세운 만큼 올해는 자존심을 세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일단 LG 마무리 투수 이상훈의 연봉협상을 지켜본 뒤 이승엽의 연봉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상훈은 지난해 4억7000만원으로 연봉랭킹 1위. 국내로 복귀한 뒤 철벽 마무리로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올려놓은데다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했기 때문에 연봉인상 요인은 충분하다. 하지만 LG 유성민 단장은 “(이)승엽이가 더 많이 받아야 되는 것 아니냐”며 삼성과의 연봉킹 다툼을 포기했다.
이상훈과의 연봉협상을 위해 28일 호주 시드니행 비행기를 탄 유단장은 “삼성과 경쟁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눈치보지 않고 이 달 안에 협상을 마무리짓겠다”고 말했다. LG는 5억원에 현대와 계약한 정민태보다는 많이 준다는 방침이어서 이상훈의 연봉은 5억3000만∼5억5000만원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이승엽의 연봉킹 등극이 판가름난 상황에서 이젠 액수가 얼마로 낙찰되느냐가 관심거리. 삼성은 한국시리즈 우승 일등공신인 마해영의 연봉을 90%(2억원→3억8000만원)나 올려줬고 임창용의 경우도 43%(3억원→4억3000만원) 인상했다.
지난해 4억1000만원을 받은 이승엽은 50%만 올라가도 6억원을 넘어버린다. 하지만 신필렬 사장은 “돈으로 프로야구 판을 깨뜨리고 싶지 않다. 솔직히 새로운 숫자(6)를 그려주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로선 5억6000만∼5억8000만원선이 유력하다.
이승엽 연도별 연봉 | |
연도 | 액수(증감) |
95년 | 2000만원 |
96년 | 4000만원(100%↑) |
97년 | 6500만원(63%↑) |
98년 | 8500만원(31%↑) |
99년 | 1억1000만원(29%↑) |
2000년 | 3억원(172%↑) |
2001년 | 3억원(동결) |
2002년 | 4억1000만원(37%↑) |
2003년 | ? |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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