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등 벤치멤버들 “터키는 우리에게 맡겨주세요”

  • 입력 2002년 6월 27일 18시 40분


27일 서울에서 경주로 이동한 이천수(오른쪽) 등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숙소인 경주현대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경주연합]
27일 서울에서 경주로 이동한 이천수(오른쪽) 등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숙소인 경주현대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경주연합]
“나에게도 기회를….”

독일전을 마친 뒤 태극전사들이 하루동안 달콤한 휴식을 취하던 26일 최용수(29·제프 유나이티드)는 아노 필립 물리치료사와 함께 경기 하남시 미사리 구장에서 개인훈련을 하며 29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터키와의 3,4위전 출전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최용수는 10일 열린 미국전에 후반 24분 유상철 대신 교체투입돼 뛴 뒤 단 한번도 기용되지 않았다. 물론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당한 하복부 부상 때문에 제컨디션이 아니기도 했지만 탄탄히 짜여진 ‘베스트 11’ 때문에 감히 끼어들 틈이 없었다. 국내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명성을 날리던 최용수는 이번 3,4위전에서 꼭 이름값을 하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쳐 있다.

최용수와 같이 벤치를 지키던 선수들도 터키와의 3, 4위전 출전을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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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히딩크 감독은 처음엔 16강을 위해, 그리고 16강, 8강, 4강전에선 계속 강팀과 만나게 돼 ‘검증된’ 주전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렸었다. 교체카드도 3장밖에 안돼 아무에게나 쉽게 출전기회를 줄 수도 없었다. 그러나 3,4위전은 치열하게 승패를 다투기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기 때문에 벤치워머에게도 기회를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김남일과 김태영 등이 부상중이라 그동안 뛰지 못했던 선수가 스타팅으로 뛸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은 상태.

히딩크 감독이 이번 월드컵에서 기용한 선수는 23명 엔트리 중 17명. 그중에서도 한창 주전경쟁을 펼치다 밀려난 윤정환과 최태욱, 골키퍼 김병지 등은 단 한번도 그라운드를 밟아보지 못했다.

국내 최고의 ‘테크니션’을 꼽히는 ‘꾀돌이’ 윤정환. 체력과 수비가담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한동안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어렵사리 본선엔트리에 합류했지만 쓸쓸히 벤치만 지켰다. 지난 3월 유럽전지훈련을 통해 3-4-1-2 포메이션이 효과를 보면서 탁월한 플레이메이킹으로 히딩크 감독의 신임을 다시 얻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3-4-3전형을 주로 활용하면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오른쪽 날개였던 최태욱 역시 골드컵때 부상을 당한뒤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 조커 경쟁에서도 차두리에게 밀려 벤치만을 지켰다. 98월드컵때 골문을 지키다 이번대회에서 이운재에 수문장자리를 내준 ‘골넣는 골키퍼’ 김병지도 3,4위전을 기대하고 있기는 마찬가지.

과연 이들이 지구촌이 주목하고 있는 월드컵 무대에 ‘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새로운 선수들 기용할 것”히딩크감독 밝혀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이 29일 터키와의 한일월드컵 3,4위전에서 이번 대회들어 뛰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임을 시사했다.

27일 오후 터키전을 대비한 마지막 훈련장소인 경주에 도착한 히딩크 감독은 숙소인 호텔현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뛰지 못했던 새로운 선수들을 기용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대해 “아마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전에 버금가는 실력을 갖추고도 그동안 베스트 11에 들어가지 못해 벤치를 지켰던 최태욱(안양), 윤정환(오사카)을 비롯해 현영민(울산) 등이 터키전에 출전, 마지막 전승파티에 기분좋게 동참할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선수들이 준결승까지 6차례 격전을 치르느라 전반적으로 체력이 떨어져 있는데다 수비와 미드필드의 핵인 최진철(전북)과 김남일(전남)이 각각 발목부상중이어서 새 얼굴들의 출전은 더욱 개연성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히딩크 감독은 3,4위전의 의미와 관련해 “긴 축구역사에 있어 3위와 4위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며 “따라서 우리로서는 터키를 꺾고 3위에 오르는 일이 중요하다”며 최선을 다할 것임을 시사했다.

경주〓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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