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철 “뜬 공은 내가 막는다”

  • 입력 2002년 6월 24일 18시 43분


'공중전엔 내가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공중전엔 내가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독일은 이번 월드컵에서 가공할 만한 ‘고공폭격’으로 ‘녹슨 전차’라는 치욕적인 별명을 집어던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첫 경기에서 5골을 머리로 받아 넣은 것을 시작으로 아일랜드와의 경기에서 터진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선제골과 카메룬전 추가골, 미국과의 8강전에서 미하엘 발라크가 뽑아낸 결승골이 모두 헤딩골이었다. 5골을 모두 머리로 받아 넣은 클로제가 공중전의 선봉이지만 클로제와 짝을 이루는 1m93의 카르스텐 양커, 후반 양커와 교체 투입되는 1m90의 올리버 비어호프 모두 머리로 한 골씩 넣었다.

코너킥 때는 장신 수비수 크리스토프 메첼더(1m93)와 토마스 링케(1m83)도 공격에 가담한다. 1m80이 넘는 6, 7명이 아크정면에서 일렬로 서 있다 킥과 동시에 골문으로 달려들며 헤딩슛을 노리는 코너킥 전술은 위협적이다.

장신 선수들이 즐비한 독일과 대결하는 한국으로서는 수비수들이 ‘공중전’에서 얼마나 대등한 싸움을 하느냐가 승리의 관건이다.

홍명보를 축으로 왼쪽에 김태영, 오른쪽에 최진철이 버티는 한국 수비진은 이번 대회 5경기에서 2골만 내주는 철통같은 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1m87로 대표팀 최장신인 최진철은 상대 장신 공격수들을 봉쇄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진철은 미국전에서 맥브라이드(1m83)를 막기 위해 평소 위치인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해 무력화시켰다. 이탈리아전에서는 헤비급 복서 출신의 크리스티안 비에리(인터 밀란)에게 전반 1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악착같은 마크로 더 이상의 추가 실점을 막았고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는 쉴 새 없이 문전으로 날아오는 볼을 완벽하게 차단했다.홍명보(1m81)와 김태영(1m80)은 신장에서는 독일 선수들에 뒤지지만 공중볼 다툼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 노련한 수비수들이다. 홍명보는 탁월한 위치 선정으로 신장의 불리함을 극복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몸싸움이 능한 김태영은 밀착 방어로 상대 공격수가 쉽게 점프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홍명보-김태영-최진철 ‘철벽 3인방’이 독일의 고공 폭격을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한국 대 독일 4강전 승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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