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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13일 2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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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민 300여명으로 구성된 ‘포르투갈 서포터스’들이 14일 한국-포르투갈전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포르투갈 선수단을 맞이한 이후 줄곧 포르투갈의 민간외교관이자 응원단으로 활동해왔다.
공항 등지에서 포르투갈 홍보책자 5000여부를 해외 관광객들에게 나눠주는가 하면 서울 관악산 등에서 포르투갈 홍보 등반대회와 축구대회를 열었다.
포르투갈 색깔인 자주색 모자와 티셔츠를 입고 틈틈이 응원연습을 해온 이들은 5일 수원에서 열린 포르투갈-미국전에서 열렬한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들은 이제 ‘투가카 투갈라, 포르투갈 바바바(여기 저기, 포르투갈 파이팅)!’라는 구호를 들으면 저절로 응원 율동이 나올 정도다.
11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개최된 ‘포르투갈의 날’에도 참가해 한국인 홍보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 자리에서 페르난도 마리노 마샤두 포르투갈대사는 “한국전에서 너무 눈에 띠게 포르투갈을 응원하면 같은 한국인들에게 눈총을 받을테니 눈치껏 해도 된다”며 서포터스들을 위로했다는 것.
이들은 12일 오후 인천 남구 주안동 시민회관공원에서 마지막 응원연습을 마치고 ‘결전의 날’인 14일 오후 인천 문학경기장에 모이기로 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이전까지 관람객들의 입장 안내를 도와주면서 풍물단과 함께 응원 열기를 고조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은 입장권을 구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경기장 밖에서 포르투갈 선수들을 응원하기로 했다. 프랑스 등 4개국 서포터스 1400여명도 경기장 입구에서 이들과 합세할 예정.
포르투갈 서포터스 실무를 총괄하는 이보영씨(45)는 “서포터스들은 먼저 한국의 16강 진출을 기원하고 있지만 포르투갈과의 ‘상생(相生)’을 바라고 있다”며 “양팀이 무승부를 이루고 폴란드가 미국을 꺾어준다면 이같은 바람이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서포터스는 경기가 끝난 뒤 포르투갈 선수단을 초청, 인천 소래포구∼송도∼월미도 일대를 구경시켜 주기로 하고 대사관측과 협의중이다.
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