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랭킹은 무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그거 엉터리 아니야?”

98프랑스월드컵 우승국이자 FIFA 랭킹 1위 프랑스와 2002월드컵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이던 랭킹 2위 아르헨티나가 모두 탈락하자 터져나온 말이다.

이뿐만 아니다. FIFA 랭킹 5위의 포르투갈이 13위 미국에 덜미를 잡혔고 38위의 폴란드는 40위의 한국에 완패를 당했다.

랭킹만 놓고 볼 때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랭킹을 ‘역행’하는 이변은 일부 경기였을 뿐 이번 대회 초반 판도가 랭킹에 따라 자리잡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FIFA 랭킹은 1993년 FIFA가 코카콜라사의 지원으로 203개 FIFA가맹국을 대상으로 각국의 축구실력을 점수화해 랭킹을 매김으로써 전력 판단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것으로 여러가지 기준에 의해 결정이 된다.

▽무엇으로 랭킹을 매기나〓랭킹포인트는 일단 국가대표팀 간의 경기(A매치)를 기준으로 한다. A매치 중에서도 △월드컵 본선경기 △월드컵 지역예선경기 △대륙별 선수권대회 △대륙별 선수권대회의 예선전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 △평가전이 대상이다.

이런 대회에서 한 나라의 축구대표팀이 어떤 성적을 거뒀느냐에 따라 랭킹포인트가 달라진다. 랭킹포인트가 주어지는 요소들은 △승무패 △득실점수 △홈경기와 원정경기 △경기의 중요도 △상대팀의 전력 △그 경기가 유럽 남미 아시아 북중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의 어느 대륙 축구연맹의 주최로 열렸느냐 등이 있다.

즉 A대표팀이 B대표팀과 A매치를 가졌을 때 우선 그 경기가 월드컵이냐 아니면 대륙별 선수권대회냐 평가전이냐의 중요도에 따라 배당되는 랭킹포인트가 다르다. A팀이 B팀을 누르고 이겼을 때에도 B팀의 전력이 강하냐 약하냐, 홈경기와 원정경기 어디에서 얼마나 많은 골을 넣으며 이겼느냐에 따라, 또한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최한 것이냐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이 주최한 경기냐에 따라 FIFA가 주는 랭킹포인트가 각각 다르게 계산된다.

▽랭킹포인트는 어떻게〓수백가지의 요소들을 고려해 보통 한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랭킹포인트는 10∼30점이 주어지며 최근 8년간의 누적 랭킹포인트로 순위가 결정된다. 이와 함께 평가전의 중요도가 1이라면 월드컵 본선경기는 그 두배로 중요도가 높게 책정되어 있어 높은 랭킹포인트가 주어지기 때문에 큰 대회에서 승수를 쌓는 게 중요하다.

2002한일월드컵 본선에서 최강의 상대인 FIFA 랭킹 1위의 프랑스를 격침시킨 세네갈은 높은 랭킹포인트를 받아 다음달 FIFA 랭킹에서는 몇 단계 오를 전망이다.

FIFA의 랭킹포인트는 마르쿠스 람프레트와 한스페터 스탐, 두 명의 박사가 만든 컴퓨터 랭킹포인트 계산 프로그램에 따라 계산이 되기 때문에 비교적 공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02월드컵에는 출전조차 하지 못한 콜롬비아가 4위에 올라 있는 것은 최근 코파아메리카컵대회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강팀들을 제치고 우승했기 때문이며 네덜란드가 9위에 올라 있는 것도 2000유로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오르는 등 최근 주요대회에서 성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FIFA랭킹
순위	국가	랭킹포인트
1	프랑스	802
2	브라질 아르헨티나	784
4	*콜롬비아	728
5	포르투갈	726
6	이탈리아	717
7	멕시코	716
8	스페인	713
9	*네덜란드	703
10	*유고	702
11	독일	695
12	잉글랜드	694
13	미국	690
14	*루마니아	675
15	아일랜드*체코	674
17	카메룬	672
18	파라과이	671
19	스웨덴	665
20	덴마크	657
21	크로아티아	655
22	터키	654
23	벨기에	653
24	우루과이	652
25	슬로베니아	649
26	*온두라스	647
27	나이지리아	644
27	러시아	644
29	코스타리카	643
30	*이란튀니지	635
32	일본	634
33	*노르웨이	631
34	사우디아라비아	627
35	*트리니다드토바고	624
35	에콰도르	624
37	남아공	623
38	폴란드	615
39	*모로코	612
40	한국	603
42	세네갈	599
50	중국	566

5월현재, *는 2002한일월드컵 비출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