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철통보안 속에서 치러진 2001 뉴욕시민마라톤 남자부에서 한쪽 눈을 실명한 에티오피아의 테스파예 지파르(25·사진)가 2시간7분43초의 대회최고기록으로 자페트 코스게이(2시간9분19초)와 로저스 롭(2시간9분51초·이상 케냐)을 제치고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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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때 황소의 뿔에 받쳐 오른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은 지파르는 세계적인 1만m 선수인 형의 권유로 마라톤을 시작한 지 3년, 풀코스 7번째 도전만에 첫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누렸다.
여자부에서는 마가레트 오카요(케냐)가 2시간24분21초의 대회최고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고 팀 동료인 수잔 켑케미(2시간25분12초)와 스베틀라나 자카로바(2시간25분13초·러시아)가 뒤를 이었다.
5일 뉴욕시 스태턴아일랜드의 베라자노내로브리지를 출발해 브루클린과 퀸스, 맨해튼, 브롱크스, 센트럴파크로 이어지는 42.195㎞의 2001뉴욕시민마라톤은 추모와 희망이 어우러진 자리였다.
3만여 마라토너들은 가슴에 “단결하여 달리자”라고 쓰인 파란 리본을 달고 달렸다.
미국 전역에서 몰려든 2만여명의 순수 마라토너들과 전세계 각국에서 날아온 1만여 마라톤마니아 등 3만여명도 ‘테러희생자와 구조대를 위해 뉴욕마라톤을 바친다’는 대회의 뜻을 기리며 달렸다. 특히 안드리안 나스타세 루마니아 총리와 미쿨라시 주린다 슬로바키아 총리 등 전세계 각국 고위 관계자들도 뉴욕마라톤의 숭고한 뜻과 함께 레이스를 펼쳤다. 또한 테러로 숨진 동료를 추모하며 수백명의 뉴욕경찰과 소방대원들도 전세계 마라톤 마니아들과 함께 달렸다.
<뉴욕〓양종구기자>y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