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일간지 올림픽 비판 '연출사진' 파문

  • 입력 2000년 9월 5일 18시 32분


호주에서 주요 일간지의 ‘비판 상업주의’가 도마에 올랐다. 그간 올림픽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해온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지난달 30일자 1면에 톱 스토리로 실은 홈리스 사진이 연출되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오스트리아의 올림픽 수영 국가대표 선수인 이안 소프를 모델로 찍은 올림픽 공익광고판 아래에서 한 노숙자가 잠을 자는 사진이 ‘가짜’라고 주장한 것은 24시간 시사 라디오 채널 ‘2UE’였다. 4일 오전 방송된 ‘앨런 존’ 프로그램은 “사진 담당기자가 어떤 부랑인을 20달러를 주고 매수해 시드니 도심의 피트 거리의 광고판 밑에서 잠자는 시늉을 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이 사진은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신종 게임 이벤트 : 홈리스 숨기기’란 제목하에 ‘시드니 시당국이 미관을 해친다며 은밀하게 노숙자들을 도심에서 몰아내고 있다’는 고발기사와 함께 실은 것이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의 경쟁지인 ‘데일리 텔레그라프’지는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4일 관련 사실을 모두 시인했으며, 사진 기자는 7일간 정직과 올림픽 취재 금지 조치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사람들이 붐비는 광고판 밑은 좋은 잠자리가 아니다”는 사진에 찍힌 노숙자 콜린 테일러씨의 인터뷰와, “올림픽 세계의 다른 언론은 이같은 부정적인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는 계기로 삼아달라”는 재무장관 마이클 이건의 주문도 함께 싣는 기민한 모습을 보여줬다.

<시드니〓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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