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골프 열기 "활활"…주중 내장객 절반이 여성

  • 입력 2000년 7월 13일 19시 18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살고 있는 주부 강선화씨(47). 매주 월요일이면 친구 3명과 함께 경기 용인의 레이크사이드CC를 찾는다. 생활 수준이 비슷한 동창 친구들과 골프 모임을 만들어 1주일에 한 번씩 라운딩을 즐기고 있는 것. 아이스커피와 샌드위치 김밥 등을 준비해 친구들과 함께 떠나면 시골 어디론가 소풍이라도 가는 기분이다. 남편과 자녀를 일터와 학교로 떠나 보낸 뒤 아무런 부담없이 자연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시간. 강씨에게는 주중 골프가 세상으로부터의 탈출구인 셈이다.

▽주중 필드는 주부들의 천국〓주부 골퍼들이 주중 필드로 몰려들고 있다.

급속한 경기 회복의 여파로 그동안 사치 스포츠로만 여겨졌던 골프가 대중화되면서 남성들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골프 시장이 여성 골퍼들을 빠른 속도로 흡수하고 있다. 주중 내장객의 절반 이상이 여성 고객으로 채워질 정도. 이 바람에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 용인 수원 지역 골프장들은 주중에도 풀 부킹을 기록,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아시아나CC 박형근 영업부장은 “외환 위기 이전 전체 내장객의 10% 미만에 불과하던 여성 골퍼가 요즘은 40%까지 차지한다”면서 “일반회원권이나 주중 회원권을 보유한 여성의 80% 가량이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 살고 있다”고 소개했다. 레이크사이드CC는 지난해 여성 로커 수를 두 배인 120개로 늘렸지만 매일 30여개가 부족한 실정. 골프업계에서는 주중에 필드를 찾는 주부 고객을 하루 평균 2만명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퍼블릭 골프장은 주부들의 놀이공간〓평일 퍼블릭 골프장은 주부들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할 정도.

용인 에버랜드 내에 있는 글렌로스의 경우 평일 내장객의 60% 이상이 여성이며 경기 기흥의 코리아 9홀과 서울 구파발의 123 퍼블릭골프장도 이와 비슷한 수준. 퍼블릭 골프장은 고가의 회원권이 필요 없는데다 골프장 도착 순서나 전화 예약 순서대로 골프를 즐길 수 있어 주부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이달부터 퍼블릭 골프장의 특별소비세가 폐지되면서 이용료도 10%이상 줄어 부킹 전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경기 용인 레이크사이드CC에서 만난 주부 강호연씨(45)는 “평일에는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어 수영이나 헬스보다 주중 라운딩을 즐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주부 타임’을 잡아라〓평일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는 ‘주부 타임’으로 불리는 시간대. 80% 가량이 여성 골퍼들로 채워질 정도다.

이 시간대에 ‘티오프(tee―off)’ 하면 아침상을 준비하는데 차질이 없는데다 남편이 귀가하기 전까지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 레이크사이드CC 남준진 영업부장은 “전화 예약 접수가 시작되는 오전 9시 이후 1시간 동안은 여성들의 전화가 쇄도한다”고 말했다.

▽“짠순이 골퍼가 미워요”〓골프장 측으로서는 주부 골퍼가 반갑지만은 않은 게 사실. 김밥이나 초콜릿, 음료수 등을 준비해 와 그늘집이나 식당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골프장 프로숍에서 용품을 구입하는 주부도 드물다.

골드CC를 1주일에 한 번씩 찾는 주부 이재연씨(35)는 “골프장 음식값이 비싸기 때문에 친구들이 돌아가면서 떡이나 김밥 등을 준비해 라운딩하면서 먹으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수도권 주요 퍼블릭 골프장
골프장홀수그린피(천원)캐디피
(천원)
부킹일연락처
주중주말주중주말
레이크사이드36100112502주전2주전 화요일031-334-2111
지산9304030도착순매주 화요일031-330-1441∼3
코리아 퍼블릭9354540도착순031-286-9500
태광955-30도착순회원만 이용031-280-3313∼4
태영93038-도착순10일전031-330-9933
1·2·36131510도착순02-359-0123
글렌로스94050282주전2주전 화요일031-320-9600
뚝섬714.321.3-도착순02-497-0708
남여주185580552주전2주전 화요일031-880-6700
¤올림픽9455025도착순 1주전 월요일031-962-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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