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꼴찌 쌍방울 막판 '주의보'

  • 입력 1999년 8월 30일 19시 16분


“우리한테 걸리면…,알지?”

꼴찌팀 쌍방울에게도 자존심은 있다.29일 현재 27승82패 5무(승률 0.248)로 올 프로야구 양대리그 통틀어 최하위지만 최근 경기내용만 놓고 보면 그야말로 ‘꼴찌같지 않은 꼴찌’의 모습이다.

21일부터 23일까지 군산에서 드림리그 1위인 롯데를 맞아 기적같은 올시즌 첫 3연승.쌍방울에게 덜미를 잡힌 롯데는 결국 시즌 처음으로 리그 2위로 추락했었다.

29일 인천 현대전.쌍방울은 1회 8타자에게 연속안타를 얻어맞고 6점을 내줬다.4회까지 스코어는 1-12로 11점차.

이 정도 점수차라면 대부분 경기를 포기하기 마련.

하지만 쌍방울은 5회 무려 9안타를 터뜨리며 8점을 따라붙었다.승패를 떠나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파이팅은 박수갈채를 받기에 충분했다.

사실 쌍방울의 99시즌을 되돌아보면 그동안 우울한 소식들이 훨씬 많았다.

김기태 김현욱의 현금 트레이드,법정관리에 들어간 모그룹,조원우 김원형 등 주전선수의 줄부상,김성근감독의 중도하차 등.

이렇듯 한시즌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일들이 연이어 터졌고 팀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사령탑을 물려받은 김준환감독대행의 차분한 지휘아래 ‘끝까지 열심히 해보자’는 분위기가 선수들 사이에 스며들었다.

김감독대행은 후반기 첫 10경기에서 1승9패의 참담한 성적에 직면했지만 정상적인 투수로테이션과 병마를 딛고 일어선 중심타자 심성보의 복귀로 공수가 살아나며 그뒤 23경기에서 9승14패로 선전했다.

포스트시즌 ‘캐스팅보트’를 쥔 쌍방울은 이제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없는 팀이 됐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