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스캔들]사마란치-아프리카계 위원들의 변명

  • 입력 1999년 1월 27일 19시 50분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발원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뇌물 파동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올림픽 개최도시인 나가노와 시드니에서도 비리가 불거져나오고 있다. 2004년 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로마는 개최지선정 투표를 다시 하자고 나섰다. 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기자회견중 메달이 의미가 없다며 이를 던져버리기도 했다. 영국 일본 언론에 이어 미국의 뉴욕타임스도 26일자 사설에서 사마란치 IOC위원장의 사임을 촉구했다. 벼랑끝에 선 쪽인 사마란치 위원장과 6명이 한꺼번에 스캔들에 연루된 아프리카 대륙. 지금까지 수세에 몰리던 이들도 드디어 입을 열었다.》

◇ 사마란치

“나는 결코 부자가 아니다. 요트도 없고 비행기도 없고 고급차도 없다. 나는 평범한 사람이다.”

사마란치 위원장은 “나는 1년중 열달 이상을 고향인 바르셀로나가 아니라 IOC 본부가 있는 로잔에 머문다”며 “지난 18년간 IOC를 위해 봉사해왔다”고 주장했다.

그의 첫 공격상대는 로버트 헬믹 전IOC부위원장. 헬믹은 사마란치 퇴진운동의 선두에 선 인사다.

사마란치 위원장은 “헬믹은 스스로 IOC를 떠나지 않았더라면 쫓겨났을 것”이라며 “그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단언했다. 헬믹은 91년 이권 분쟁에 휘말려 IOC 부위원장과 미국올림픽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었다.

이번 사태는 IOC 1백5년 사상 최악의 위기. 80년 위원장으로 선출돼 상업주의 도입과 함께 장기집권해온 그는 결코 사임할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사마란치 위원장은 “지금이야말로 IOC에 내가 필요한 시기”라며 “나는 IOC에서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나를 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는 것은 IOC뿐”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3월 17, 18일 열리는 IOC 임시총회에서 자신에 대한 신임을 물을 계획이다. 78세인 사마란치 위원장의 임기는 2001년까지.

◇ 아프리카계

퇴출대상 IOC위원 9명 가운데 6명이 몰려있는 아프리카 대륙은 이번 사태를 ‘아프리카 때리기’로 규정, 집단적인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첫 공격목표는 퇴출을 주도한 딕 파운드(캐나다) IOC 부위원장. 퇴출인사 중 한명인 장 클로드 강가 콩고 IOC위원은 “파운드 부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집행위원들이 거액이 오가는 올림픽 TV중계권과 공식후원업체 선정작업을 밀실에서 주무르고 있다”며 “3월 임시총회때 진짜 비리가 무엇인지 알려주겠다”고 다짐했다.

스와질란드올림픽위원회 로버트 마가굴라 부위원장도 “뇌물을 받은 IOC위원이 아프리카출신만은 아닐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아프리카에 대한 음모”라고 주장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단결해 올림픽 보이콧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화경기자〉bb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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