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용품업계,박세리 특수 「불황벙커」 탈출 기대

  • 입력 1998년 7월 7일 19시 28분


피말리는 US여자오픈 ‘서든데스’. 92번째 운명의 홀에서 박세리선수가 버디퍼팅한 공이 홀컵에 빨려드는 순간. 국내 골프용품업계는 일제히 탄성을 터뜨렸다.

이 퍼팅 한타가 불황의 늪에 빠진 골프업계를 구원해주는 청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에 부풀어 있다.

IMF한파로 골프업계의 경기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국내 골프인구가 격감한 가운데 수출 물량도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앞으로 시장 전망은 더욱 비관적이었다.

이런 절망적 경기 상황에서 ‘세리팩(Se Ri Pak)’ 신드롬이 업계의 상황을 정반대로 바꿔 놓은 것이다.

5월 미국 LPGA챔피언십에서 박세리가 우승를 차지하면서 국내 업계에는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비록 공식스폰서인 삼성 아스트라의 홍보 효과가 가장 큰 게 사실이지만 다른 국내 업체들까지 상승효과가 일어났다.

‘매켄리’ 클럽을 생산해온 ㈜매켄리인터내셔널(구 코텍). 그동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만 미국 일본에 제품을 수출한 이 회사는 앞으로 자사 브랜드로 해외에서 승부를 겨루겠다는 각오. 이달말에는 골프공도 시판한다.

매켄리의 김명식(金明植)사장은 “박세리의 선전으로 최근 주니어용 클럽이 잘 팔린다”고 설명.

코오롱상사의 엘로드팀도 박세리가 첫 승리를 거둔 직후 매출이 30% 가량 늘었다. 싱가포르 홍콩등지의 바이어들도 박세리의 화려한 등장 이후 국내 업체를 보는 시각이 딴판으로 달라졌다.

팬텀㈜ 랭스필드 반도 등 골프용품업체들도 박세리의 메이저 연승을 계기로 판촉에 본격 나설 채비.

박세리 열풍으로 조기골프교육도 붐. 연습장마다 자녀들을 데리고 나와 골프상담을 하는 부모들이 부쩍 늘고 있다.

백화점들도 골프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월드컵 마케팅에 재미를 못 본 백화점업계는 박세리 열풍을 골프용품과 골프웨어 매출신장으로 이어가기 위해 8일부터 각종 할인행사와 다양한 이벤트를 시작한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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