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나래블루버드의 용병 제이슨 윌리포드. 고수머리와 짙은 턱수염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그가 갑자기 삭발을 했다. 그리고 탐스럽던 턱수염까지 밀어버렸다. 왜 그랬을까.
윌리포드는 지난 시즌 최고의 용병. 정규리그 리바운드와 슛블로킹 1위, 가로채기 2위, 득점 4위에 오르며 프로원년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그다.
그러나 올시즌은 여의치 않다. 용병들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상승한데다 1m94의 키로 골밑을 지키기도 힘들고…. 지난해 발군이던 리바운드에서 올시즌엔 29일 현재 9위로 밀려났다.
그러니 열을 받을 것은 당연하다. 윌리포드가 시즌 초반 심판의 판정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도 이 때문.
윌리포드는 대우제우스에 진 이튿날인 24일 머리를 밀었다. 『자꾸 심판에 항의하다 보니 플레이에 전념할 수 없었습니다. 동료들도 나때문에 불안해 하는 것 같았구요. 심판에게 항의하지 않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으로 머리를 민 겁니다』
아무 말도 없이 나가 머리를 박박 밀고 들어온 윌리포드를 보고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이 놀란 것은 당연한 일. 그는 이틀 뒤엔 아예 턱수염까지 잘라 버렸다.
국내선수 중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삭발을 하는 경우는 가끔 있다. 그러나 용병이 이를 흉내내기는 윌리포드가 처음.
윌리포드는 「마당쇠」라고 불릴 정도로 성격이 털털해 토종선수들과도 잘 어울린다. 한국프로농구 2년째, 윌리포드는 이제 「한국선수」가 다 됐나보다.
〈최화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