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노병들을 총동원해 태국전을 정면 돌파한다』
월드컵 본선 4연속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6조예선 첫 관문을 힙겹게 넘긴뒤 오는 3월2일 홍콩에 비해 훨씬 높다고 평가되는 「태국」의 벽을 넘기 위해 26일 방콕에 입성했다.
대표팀은 지난 61년 이후 90년 북경 아시안게임때 까지 모두 45차례에 걸쳐 태국과 격돌해 33승5무7패의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90년 이후 약 7년동안 대결한 적이 없는 상태.
더구나 태국은 최근 국내에서 열린 킹스컵축구대회때 카즈 미우라와 마에조노 등 대표1진이 출전한 일본과 맞붙어 1-1 무승부를 기록하는가 하면 유럽 강호 스웨덴과의 예선리그에서 0-0으로 비기는 등 예전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비록 킹스컵 결승에서 스웨덴과 재대결해 1-3으로 지기는 했으나 광적인 홈관중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있어 『홈에서는 브라질과 같은 강팀』이라는 평가이다.
특히 태국의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는 스트라이커 나티퐁(25)과 포워드 키아티숙(21), 수비의 핵 수라차이(27)는 스피드와 개인기 등에서 발군이라는 평가여서 한국으로서는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형편이다.
더욱이 한낮의 기온이 섭씨 32도에 이르는 무더위와 싸워야 하는 한국은 황선홍과 스위퍼 홍명보 하석주 이임생 게임 메이커 윤정환이 모두 부상에 시달리는 등 「부상병동」을 방불케 해 차범근 감독의 마음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단지 25일 홍콩에서 실시한 현지 프로팀 「해피 밸리」와의 경기에서 후반 15분께 홍명보를, 후반 43분께 황선홍을 각각 투입한 결과 특히 홍명보는 스위퍼로 쓸만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결국 대표팀은 부상한 노장선수 등 움직일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적지에서 승리, 남은 홈경기를 수월하게 대처한다는 정면돌파 작전을 구사할 수 밖에 없게됐다.
따라서 유상철을 전진 배치해 게임 메이커로 활용하고 홍명보를 후반전 스위퍼로 기용한다는 기본 전략아래 홍콩전 후반 수비에서 활약한 최영일과 김상훈, 이상헌으로 하여금 상대 골게터들을 일찌감치 차단토록 할 계획이다.
이 경우 좌우 윙백에 김태영과 이기형이, 공격형 미드필더에 서정원과 고종수가 배치되고 포워드에 김도훈과 최문식이 활용될 전망.
차감독은 『홍콩은 지난 92년부터 이번 대회를 착실히 준비할 만큼 '98월드컵 본선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느낌』이라며 『나티퐁을 정점으로 한 태국의 날카로운 공격라인을 우리의 수비들이 어떻게 저지하느냐에 모든 것이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