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U대회]채지훈,허리디스크로 출전 사실상 어려워

  • 입력 1997년 1월 27일 20시 34분


[전주〓특별취재반] 지난 26일 전주에 도착한 한국쇼트트랙의 간판스타 채지훈(연세대)의 안색은 창백했다. 지난해 11월 재발한 허리디스크때문에 버스 속에서도 의자를 뒤로 젖힌 채 누워 있던 그는 버스에서 내려서도 줄곧 왼쪽 다리를 절룩거렸다. 그가 이번 대회를 대비해 스케이트를 신은 것은 단 이틀. 그동안 태릉선수촌에서도 허리 통증으로 줄곧 누워만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전주 실내빙상장에서 공식연습에 들어간 그는 예전같으면 항상 선두를 달리며 팀 동료들을 리드했겠지만 이날은 허리를 양손으로 감싼 채 고통스러워했다. 『몸이 말을 안들어요. 허리통증은 조금 덜하지만 언제 다시 아플지 모르고 왼쪽 다리가 받쳐주지 못하니까 코너워크가 제대로 안돼요. 솔직히 현재 상태로는 출전이 불가능해요』 이처럼 정상의 몸이 아닌 그가 대회 참가를 고집한 것은 바로 이번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첫번째 동계 국제대회이기 때문. 이번 대회가 아니라면 그는 지금쯤 내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대비, 수술을 받고 병원에 누워있었어야 했다. 하지만 금메달을 기정사실화하고 자신만을 애타게 바라보는 팬들의 기대를 차마 저버릴 수가 없었던 그는 「링크에 쓰러져 죽는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전명규 쇼트트랙대표팀 감독은 『정신력이 워낙 강한 선수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한다면 다른 선수들과 엇비슷한 실력을 보일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선 메달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전감독은 오는 30일 이전까지 채지훈의 허리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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