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勳기자」 그가 뛰는 모습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면 누구나 그의 열광적인 팬이 된다. 이병규(23·LG).
굳이 역대 야수 최고 몸값(4억6천만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그라운드를 휘젓는 그의 모습은 화려함의 극치.
1m85, 82㎏의 미끈한 체격에서 뿜어나오는 정교한 타격과 이종범(해태)을 따라잡을 만한 빠른 발, 눈부신 수비…. 그를 보고 있으면 일본 최고의 교타자 스즈키 이치로(24·오릭스 블루웨이브)가 떠오른다.
경기 구리의 LG 연습장. 한겨울 찬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섭게 방망이를 휘두르는 그의 눈빛에는 올 시즌 「이병규 신드롬」을 일으키겠다는 예사롭지 않은 집념이 엿보인다.
지난해 신인 1차지명에서 LG는 같은 서울팀 OB와 주사위 던지기까지 가는 치열한 신경전 끝에 그를 낚았다. 그의 가세로 LG는 꿈에 그리던 심재학―동봉철―이병규로 이어지는 공포의 왼손 클린업 트리오를 갖췄다.
장충고 단국대를 거친 그는 대학시절 국가대표 최고의 외야수로 명성을 날린 재목. 특히 지난해에는 아마야구 기자단이 선정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96년 4개 대회 평균타율 0.336.
전문가들은 교타자 이병규가 지난해 「30―30」클럽을 개설한 「괴물신인」 박재홍(현대)에 비해 파워는 다소 떨어지지만 정확성에서는 한수 위라는 평가다.
그는 최근 하루 한시간반씩 바벨을 들어올리며 기초 체력을 다지고 있으며 특히 장타를 뿜어내기 위해 필수적인 하체 근육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성실한 선수가 되겠습니다. 팀을 위해 노력하다 보면 개인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겠지요』
그의 올해 목표는 당연히 신인왕. 가능하다면 최다안타와 수위타자 부문에도 도전장을 낸다는 야심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