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초점]복서 사망…「선수보호」 또 논란

  • 입력 1996년 11월 20일 20시 27분


「李 勳기자」 복서를 「살인 펀치」에서 구해낼 묘안은 없는가. 지난 17일 이탈리아 국내미들급 타이틀전에서 TKO로 진 뒤 혼수 상태에 빠졌다가 19일 숨을 거둔 이탈리아 복서 파브리조 데 키아라(25)사건으로 세계복싱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탈리아내에서 「복싱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원 프란세스코 카시오는 20일 국회에 프로복서의 헤드기어 착용, 복싱경기의 TV중계 금지, 위험대책 마련 등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상정했다. 특히 키아라의 경우 응급조치가 늦어져 숨졌다는 의혹을 사고 있어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키아라의 수술을 맡았던 개타노 리베르티 외과의사는 『경기가 병원근처에서 열렸더라면 좀 더 빨리 손을 써 수술에 성공했을 것』이라며 『복싱 경기는 의료시설이 잘 갖춰진 도시에서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키아라는 사고 직후 카라라의 지방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상태가 악화돼 50㎞나 떨어진 피사의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는 바람에 머리에 고인 피가 뇌를 압박해 숨을 거뒀다는 것. 링지에 따르면 프로복싱이 도입된 지난 1884년 이후 지금까지 링사고로 숨진 복서는 모두 5백명 가량. 지난 45년이후 숨진 복서는 모두 3백45명이다. 한국 복서로는 지난 82년 김득구에 이어 지난해 9월 일본에서 활약하던 이동춘이 일본밴텀급 챔피언 가와마쓰 세시오에게 판정패한 직후 뇌손상으로 사망했었다. 한편 지난 7월 미국에서는 헤드기어를 착용한 아마추어 헤비급 복서 데일 포먼(미국)이 상대의 집중타를 맞고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 충격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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