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절 전이 없는 미세 갑상샘암
‘관찰 치료가 안전’ 연구 결과도
목에 흉터 안 남는 로봇수술 인기
부갑상샘 등 구조물 보존에 유리
공윤 인하대병원 외과 교수는 인천 중구 신흥동 인하대병원 집무실에서 “갑상샘암의 치료 추세가 수술에서 적극적인 감시를 통한 대응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하대병원 제공
‘갑상샘 결절, 크기 약 6mm. 악성 의심.’
직장인 여성 김미선 씨(47·가명)는 건강검진 결과서를 받아 본 순간 눈을 의심했다. 암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휴가를 내고 당장 수술부터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암이라도 전이될 수 있다는 주변 사람의 말은 그를 더욱 불안하고 초조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인하대병원 진료실에서 그가 직접 들은 설명은 예상과 달랐다. 공윤 인하대병원 외과 교수는 “현재 상태에서는 서둘러 수술하기보다 종양 변화와 림프절 전이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면서 치료 시점을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6개월 간격으로 초음파 검사를 받으며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과거에는 암으로 진단되면 크기와 관계없이 수술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건강검진이 확대되면서 갑상샘의 작은 결절까지 이른 시기에 발견됐다. ‘가장 흔한 암’ 중 하나로 자리 잡았지만 대부분 수술로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갑상샘암 치료 현장에서는 김 씨와 같은 선택이 늘고 있다. 1cm 미만의 미세 갑상샘암으로 림프절 전이가 없고 갑상샘에 국한된 경우, 수술 대신 ‘적극적 감시’를 통해 경과를 관찰하는 치료가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쌓이고 있다.
최근에는 5mm 이하의 작은 결절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나 수술을 먼저 고민하는 환자가 많지만, 의료진은 크기만으로 치료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병변의 위치와 크기 변화, 림프절 전이 여부다.
환자에 따라 1cm 결절이 6개월 사이 커지는 양상을 보여 수술로 이어진 사례도 있고, 5mm 정도의 작은 병변이었지만 림프절 전이가 확인돼 치료가 필요했던 경우도 있다. 이처럼 변화가 확인되는 시점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치료 전략이 바뀌면서 불필요한 수술을 줄이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선택지는 다양하다. 최근에는 목에 흉터를 남기지 않는 로봇수술을 선택하는 환자도 늘고 있다. 실제로 약 5cm 크기의 갑상샘 종양이나 측경부 림프절 전이가 심한 환자의 경우 목을 절개해 수술하면 10cm 이상의 흉터가 남을 수 있다.
반면 로봇수술은 상처 부위가 작고 옷으로 가릴 수 있어 미용상 만족도가 높다. 로봇수술은 또 확대된 시야를 통해 수술 부위를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어 성대를 담당하는 신경이나 부갑상샘과 같은 중요한 구조물을 보존하는 데 유리하다.
갑상샘암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목에 혹이 만져지거나 목소리가 변해 병원을 찾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이 때문에 환자에게는 갑작스러운 암 진단이 큰 충격으로 다가오지만, 실제로는 진행 속도가 비교적 느리고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환자의 상태와 병의 특성에 따라 치료 시점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경과를 관찰하다가 변화가 확인되면 수술로 이어지는 방식으로 치료의 시기를 조정하는 전략이다. 공 교수는 “갑상샘암은 전문의와 상의해 잘 관리하고 관찰하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질환”이라며 “치료는 언제든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 상태에 맞춰 관찰과 수술을 적절히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