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뜯고 노예 취급…제자 죽음으로 몬 전남대 교수 2명 송치

  • 동아닷컴
  • 입력 2025년 12월 1일 16시 16분


교수들의 갑질과 착취를 견디다 숨진 전남대 대학원생 고(故) 이대원 씨 사건 관련, 지도교수와 연구교수 2명이 강요 및 사기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은 학생 인건비를 부당하게 유용하고 비정상적인 업무를 강요했다. 뉴시스
교수들의 갑질과 착취를 견디다 숨진 전남대 대학원생 고(故) 이대원 씨 사건 관련, 지도교수와 연구교수 2명이 강요 및 사기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은 학생 인건비를 부당하게 유용하고 비정상적인 업무를 강요했다. 뉴시스

전남대학교 대학원생 고(故) 이대원(24) 씨가 교수의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 2명이 결국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피해 학생의 유서가 공개된 지 수개월 만에 책임 소재가 형사 절차로 넘어가면서 학내 갑질 문제의 구조적 실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일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전남대 지도교수 A씨와 계약직 연구교수 B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에게 직권남용 및 사기 혐의를, B씨에게는 강요 및 사기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이들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제자를 압박하고 금전적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교수는 학생 연구원들에게 지급된 인건비를 자신들이 지정한 별도 계좌로 이체하도록 강요했다. 이렇게 빼돌려진 금액은 교수들의 학회비나 회의비 등 사적인 용도로 유용됐다.

대학 측 자체 조사에서도 고인이 겪었던 ‘노예 생활’의 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남대 진상조사위원회가 3개월간 조사를 벌인 결과, 이 씨는 동료 대학원생 대비 약 2배에 달하는 살인적인 과제량을 소화하고 있었다.

또 교수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사적 업무까지 도맡아 처리해야 했으며, 사적 심부름에 대한 노동 대가는 전혀 지불되지 않았다.

비극은 지난 7월 13일, 이 씨가 광주생활관(기숙사) 9동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유서에는 자신이 겪어온 가혹 행위와 교수들의 갑질을 고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고, 사건은 학내 구성원뿐 아니라 공공 연구환경 전반에 대한 사회적 분노로 이어졌다.

이번 송치로 검찰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대학 연구실 내 권력 남용과 인건비 편취 문제에 대한 제도 개선 요구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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