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살해 2시간뒤 어머니까지…“혼자 남으면 힘드실까봐”

  • 동아닷컴
  • 입력 2025년 10월 20일 16시 16분


김포 일가족 살해 30대, 재판서 황당 변명

김포에서 부모와 형을 살해한 30대 남성(사진 가운데)이 법정에서 “어머니 혼자 남길 수 없었다”며 황당한 동기를 진술했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다. 뉴스1
김포에서 부모와 형을 살해한 30대 남성(사진 가운데)이 법정에서 “어머니 혼자 남길 수 없었다”며 황당한 동기를 진술했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다. 뉴스1
경기 김포에서 부모와 형을 살해한 30대 남성이 법정에서 “어머니를 혼자 남길 수 없었다”며 범행 이유를 밝히자, 방청석에 충격이 흘렀다.

재판부는 “시간이 있었는데도 범행을 멈추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지만, 그는 끝내 비상식적인 답변을 되풀이했다.

● “어머니 혼자 두기 싫었다”…형의 폭력·가정 불화 언급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부천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여현정)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36)의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가 “형과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까지 살해하기까지 시간이 있었는데 왜 범행을 저질렀느냐”고 묻자, A 씨는 “어머니만 혼자 남으시면 너무 힘들어하실 것 같았다. 이 가족이 다 끝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고 답했다.

A 씨는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울분은 없었다”며 “형이 항상 폭력적으로 대했다. 나이가 들어가는데도 계속 폭력으로 해결하려 해 분이 터진 것 같다”고 진술했다.

A 씨는 대학 입학 후 혼자 지내다 최근 어머니의 권유로 가족과 함께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 변호인 “정신질환 의심”…검찰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해야”

A 씨 측 변호인은 “오랜 기간 홀로 지내며 컴퓨터 영상 등을 탐닉하다 보니 정신적 질환이 의심된다”며 “치료가 필요해 보이는 점과 깊이 후회하고 있는 점을 참작해 달라”고 했다.

반면 검찰은 “A씨는 사회로부터 영구적으로 격리돼야 한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또한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요청했다.

재판부는 선고 공판을 오는 11월 26일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 “쉬고 있는데 왜 귀찮게 하느냐”…걱정하는 어머니 폭행 후 연쇄살인

A 씨는 지난 7월 10일 오전 11시경 김포시 하성면 자택에서 60~70대 부모와 30대 친형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프리랜서 웹 프로그래머로 일했으나 수입이 끊기면서 지난 6월부터 가족과 함께 살기 시작했다.

사건 당일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그를 걱정하자 “쉬고 있는데 왜 귀찮게 하느냐”는 생각에 격분해 벽을 치고 어머니의 머리를 폭행했다. 손을 다친 그는 형과 함께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동 중 형이 “다시 그러면 죽여버리겠다”고 말하자 분노한 채 귀가했다.

귀가 후 스마트폰으로 ‘정신병’, ‘살인’ 등의 단어를 검색하며 관련 기사를 읽은 뒤, 집에서 컴퓨터를 하던 형을 살해하고 이를 목격한 아버지까지 공격했다. 2시간 뒤 귀가한 어머니까지 살해한 그는 현관 앞 혈흔을 본 이웃의 신고로 다음 날 오전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아버지와 형의 시신은 방 안에서, 어머니는 부엌 근처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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