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영철)가 장애아들을 제때 치료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유기치사 등)로 기소된 A 씨(56)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5년간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고 13일 밝혔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번 재판에서 배심원 7명 모두 A 씨에 대해 유죄 평결했다.
A 씨는 작년 1~2월 아들 B 씨(22)가 갈비뼈 4개가 골절되는 등 다발성 손상을 입어 제대로 걷지 못하고 음식도 씹지 못하는 증세를 보였지만 병원 치료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중증 자폐증이 있어 일상생활이 어려웠다. 이에 A 씨는 B 씨를 20년간 홀로 보살펴 오면서 위생관리, 식사, 운동, 환복 등 생활 전반을 관리해 오다 ‘자폐증세 관련 약물을 복용해도 증세가 완화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2020년 7월 B 씨의 약물 복용을 중단토록 했다.
A 씨는 또 작년 1월 B 씨의 이상증세가 심해져 양치질을 거부하자, 발버둥 치는 B 씨 몸 위에 올라타 강제로 양치질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B 씨는 화장실로 끌려가다 가구에 수차례 부딪치기도 했다.
A 씨는 B 씨 사망과 관련해 “아들이 이상증세를 보이긴 했으나 과거에도 종종 식사를 거부하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하지만 장애인 복지관에 가거나 장을 보러 마트에 함께 가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해 내부적 손상이 있었다고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하기 열흘 전부터 이상증세를 보였지만 방이나 거실에 눕혀 두기만 했을 뿐 병원 치료를 받게 하는 등 행위를 전혀 하지 않는 등 유기했다. 법의관 역시 ‘손상들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아 염증이 동반되고 패혈증까지 진행되면서 피해자가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이란 판단을 보면 보호자가 적극 개입만 했다면 피해자는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A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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