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청양의 한 고등학교에서 무려 4년간 동급생을 괴롭혀 온 고교생 4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이들은 금품 갈취부터 신체 결박, 강제 촬영 등 엽기적인 가혹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가해 학생 중 한 명의 부모가 현직 경찰이라는 보도까지 나오며 학교·경찰·교육청의 대응 미흡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0일 충남경찰청은 특수폭행‧공갈 및 성폭력처벌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등 혐의로 청양의 한 고등학교 2학년생 A 군(17) 등 4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 군은 등은 4년전부터 중학교 동창인 피해자 B 군을 집단폭행하거나 지속해 괴롭힌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2023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32회에 걸쳐 금전을 요구해 230만원 상당을 빼앗았다. 이들은 금품 갈취에서 멈추지 않고 B 군의 팔을 청테이프로 결박한 뒤 신체 일부를 노출시켜 사진을 찍거나 음주, 흡연을 강요하고 머리카락을 밀어버린 것으로도 전해졌다.
B 군은 지난달 중순 학교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즉각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다음 날이 수학여행이라며 즉시 분리 조치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후에도 별다른 조치가 없자 B 군의 학부모가 학교폭력신고센터를 통해 교육청에 직접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B 군 측은 “학교 측과 교육청 대응이 미흡해 가해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로인해 피해자는 극심한 심리적 불안과 위축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 방송사는 이와 관련해 “가해 학생 학부모 중 한 명이 현직 경찰로 알려졌다”며 “사건 은폐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은 지난 9일 주간업무보고를 통해 “오랜 시간 고통을 감내한 피해 학생과 가족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아이들이 안전하게 배우고 성장해야 할 학교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속한 조사와 심의를 통해 피해 학생 보호와 가해 학생 선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며 “피해 학생과 가족이 또 다른 피해를 겪는 일이 없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참고인 조사까지 마쳤으며, 조만간 피의자들을 불러 자세한 범행 경위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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