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간호사가, 반강제로 PA 업무…위태로운 상황” 보건의료노조 호소

  • 뉴스1
  • 입력 2024년 3월 26일 1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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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환자의 병상을 옮기고 있다. 2024.3.22/뉴스1
22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환자의 병상을 옮기고 있다. 2024.3.22/뉴스1
전공의들이 떠난 의료 현장을 지키는 간호사들의 신음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의사 업무 중 일부를 간호사가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제대로 훈련을 받지 못한 일반 간호사나 신규 간호사들이 PA (진료보조) 간호사 업무에 투입되는 일도 발생하고 있어 보건의료노조가 정부와 의료계, 수련병원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6일 호소문을 내고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는 간호사들의 고충이 심각하다”며 “98개 의사 업무 중 9개를 제외한 89개 의사 업무를 간호사 업무로 조정하면서 PA간호사들이 과중한 업무량과 불법의료행위로 내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의사 업무 대부분을 PA간호사에 떠넘기는 일뿐만 아니라 일반 간호사들이 PA간호사 업무를 맡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아무런 교육·훈련도 되어 있지 않은 일반간호사들이 하루아침에 PA간호사가 되어 의사업무를 대신하고 있고 ‘지금 하지 않으면 병원 망한다’는 압박 아래 불법의료행위인 줄 알면서도 반강제적으로 의사 업무를 떠맡는 상황”이라며 “경력이 없는 신규간호사를 PA간호사로 배치해 의사업무를 맡기는 경우도 있고, PA간호사를 고용이 불안한 계약직으로 뽑아 쓰는 경우도 있다. 고도의 경험과 숙련이 필요한 중환자실에 충분한 교육·훈련을 받지 못한 일반간호사를 투입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상적인 의료인력 운영체계가 무너지고 고도의 전문성·숙련성·책임성이 요구되는 업무가 파행 운영됨에 따라 의료현장에서는 언제 어떤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수련병원들의 파행운영 상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현재 상황을 계속 방치한다면 대한민국 의료체계가 붕괴할 뿐만 아니라 의료인력 운영체계가 붕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에게 “환자생명이 위협당하고 진료체계가 붕괴하는 상황에서 진료 정상화보다 더 시급한 것은 없다”며 “조건없이 의료현장에 복귀하고, 의대 교수는 집단 사직 계획을 철회하여 조속히 진료를 정상화하라”고 했다.

정부에는 “전공의 진료거부 사태 장기화와 의대교수들의 집단 사직 사태를 불러온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며 “의사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강압 조치를 전면 중단하고, 지체없이 진료 정상화와 필수·지역·공공의료 살리기 해법 마련을 위한 실질적인 대화에 착수하라”고 강조했다.

또 수련병원들에는 “전공의의 진료거부와 의대교수들의 집단사직을 묵인·방조하면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고 있는 수련병원들의 책임도 크다”며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의 조속한 복귀와 의대교수들의 진료유지를 통한 진료 정상화 대책을 마련하고 전공의와 의대교수들의 열악한 근무여건과 진료환경 개선 대책을 제시하라”고 말했다.

더불어 노조는 “모든 정당과 총선 후보들은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8일 전까지 진료 정상화와 필수·지역·공공의료 살리기 해법 마련을 위한 실질적 대화 자리 마련에 모든 당력과 정치력을 총동원하라”고 요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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