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만명 투약분’ 필로폰 74㎏ 들여온 한·중·말레이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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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0월 10일 13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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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2200억원… 나무 도마 등에 숨겨 반입

백해룡 영등포경찰서 형사2과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밀반입 필로폰 국내 유통 범죄조직 검거’ 브리핑 중 압수한 필로폰을 공개하는 모습. 영등포경찰서 제공
백해룡 영등포경찰서 형사2과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밀반입 필로폰 국내 유통 범죄조직 검거’ 브리핑 중 압수한 필로폰을 공개하는 모습. 영등포경찰서 제공

약 2200억 원어치 마약을 국내로 들여와 일부를 유통한 다국적 마약 조직이 검거됐다. 이들이 들여온 마약은 250여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0일 범죄단체조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한국, 말레이시아, 중국인으로 구성된 3개 조직 조직원 26명을 검거해 이 중 1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해 1월 27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말레이시아에서 필로폰 74kg을 국내로 들여와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필로폰 1회 투약량은 0.03g으로 74kg은 한 번에 약 246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며 시가로는 2220억 원에 달한다.

경찰은 74㎏ 중 27.8㎏의 필로폰을 수거했다. 나머지 필로폰의 일부는 이미 시중에 흘러 들어갔다고 보고 추가 은닉분과 유통된 필로폰 추적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은 이들의 범행이 말레이시아, 한국, 중국 조직이 각각 제조·밀반입, 운반·보관, 유통·판매를 맡은 분업 구조로 이뤄졌다고 파악했다.

필로폰을 제조한 말레이시아 조직이 나무 도마 등을 이용해 필로폰을 국내에 밀반입하면 한국 조직은 밀반입 루트를 확보해 주며 필로폰 운반·보관에 가담했다. 중국 조직은 주로 밀반입된 필로폰 유통과 판매를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입된 74kg 중 사람을 통해 반입된 42kg은 한국 조직이 중국 조직에 전달해 유통·판매됐고 화물로 배송된 나머지 32kg은 말레이시아 조직이 직접 국내 거점을 마련해 관리하며 한국·중국 조직에 유통했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밀반입 필로폰 국내 유통 범죄조직 검거’ 브리핑 중 나무도마 속에 은닉한 필로폰을 꺼내는 모습을 시연하는 모습. 영등포경찰서 제공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밀반입 필로폰 국내 유통 범죄조직 검거’ 브리핑 중 나무도마 속에 은닉한 필로폰을 꺼내는 모습을 시연하는 모습. 영등포경찰서 제공

이들은 필로폰을 주로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고 구매자에게 위치를 알려주는 속칭 ‘던지기’ 방식으로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말레이시아 조직 총책이 말레이시아에서 직접 제조한 필로폰을 일본, 대만, 홍콩 등에 유통하던 도중 한국 총책, 중국 총책과 협력해 범행을 꾸민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올해 7월 말 단순 투약자를 조사하며 필로폰 매수 과정을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대규모 다국적 범행을 포착했고 8월 전담수사팀을 구축해 수사에 나섰다.

이들이 유통, 선적 대기 중이던 필로폰 100kg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통해 국내에 유입될 뻔했지만, 국내 거점 말레이시아 조직원이 검거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경찰과 공조해 한국 조직 총책을 비롯해 미검거된 조직원들을 조속히 검거하고 국내 유통 중인 잔여 필로폰 회수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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