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정책연구소 학술지 논문…초6 1354명 설문 분석
아동학대 경험 아동, 학교 대신 온라인에서 폭력성↑
"학대 아동, 미디어 중독 않게 학교생활 적응 도와야"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한 적 있는 아동은 또래보다 학교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스마트폰 등 미디어에 중독되는 수준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육아정책연구소 학술지인 ‘육아정책연구’ 9월호에는 성정혜 해윤심리상담센터 원장이 작성한 ‘아동의 공동체 의식과 학교적응, 미디어 중독, 사이버폭력 감수성 간의 구조적 관계: 아동학대 경험 여부에 따른 다집단 분석’이라는 제목의 연구가 실렸다.
성 원장은 연구를 위해 2020년 육아정책연구소에서 실시한 한국아동패널조사에 담긴 초6 재학생 1354명의 설문 결과를 활용했다. 신체·언어 학대 경험 빈도와 수준을 종합해 5점 중 3점 이상일 경우 아동학대 경험이 있는 집단으로 분류했다.
아동학대 경험 여부와 나머지 변수들 간 상관관계를 비교·분석한 결과, 아동학대를 경험한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공동체 의식, 학교적응, 사이버폭력 감수성’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반면 ‘미디어 중독’은 유의미하게 높았다.
성 원장은 “아동학대를 경험한 아동은 학교에서 또래 및 교사와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또래들과 유대감 형성과 사회적 기술 학습을 통해 소속감을 느끼게 되는 학교생활 적응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고 했다.
또한 “초등학교 고학년은 정서적으로 예민한 시기로, 부모로부터 학대를 경험한 아동은 사회적 관계에서 나타나는 부정적 정서를 해소하고 문제를 회피하고자 온라인이라는 가상의 세계에 몰두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고 부연했다.
성 원장은 학대를 당하며 부모의 폭력성을 학습한 아이들이 부적응을 겪는 학교 대신 온라인상에서 폭력성을 보이게 된다고도 분석했다. 성 원장은 “문제해결 방식으로 폭력을 사용하는 부모의 행동을 학습한 아동은 폭력을 정당화하는 태도를 확립하게 되고, 이는 온라인 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력 행동에 대해서도 허용적인 태도로 나타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익명성을 가지고 낯선 사람들과도 관계를 쉽게 형성할 수 있고, 타인을 지배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표출할 수 있는 온라인 상에서 더욱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며 “자신의 온라인 상 행동으로 인해 타인에게 해를 가할 수 있음을 인지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 원장은 “학교부적응 문제 및 또래 관계에서 발생하는 소외와 갈등으로 인해 미디어 중독에 빠지는 아이들이 있다는 연구를 고려해 초등학생의 학교 적응을 도와주고 또래와의 긍정적이고 건강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사회적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관된 사이버폭력 감수성 향상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보다는 부모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대상을 분류해 사이버폭력 감수성 향상에 더욱 영향을 미쳤던 변인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개발·적용, 사이버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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