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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화재 추락사고 “베트남 엄마는 아이가 아프다는 말만”
뉴시스
입력
2023-09-11 13:45
2023년 9월 11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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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불길 피하려다 40대 가장과 베트남 장모 사망, 4살 아들 중상
주민 "갑자기 불이 난 것도, 매달려서 떨어진 것도 그렇고 이상하다"
“불났을 때 현장에 있던 주민들도 너무 충격을 받아서 병원에 갔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지난 주말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아파트 7층에서 난 불은 A(40대)씨와 A씨의 장모인 베트남 국적의 B(50대)씨의 목숨을 앗아갔고, A씨의 4세 아들에게 중상을 입혔다.
화재 당시 이 가족은 불길을 피하기 위해 베란다 창문틀에 매달려 있다가 추락했으며, 아이는 A씨와 B씨 중 한 명이 품에 안고 떨어져 목숨은 건진 것으로 추정됐다.
11일 해당 아파트 주민 이모(70대)씨는 “아직도 심장이 벌렁벌렁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불이 난 A씨의 집과 옆 동에 거주하고 있다는 이씨는 ‘펑’하는 소리와 함께 타는 냄새 때문에 집 밖으로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나는 무서워서 쳐다보지도 못했는데, 며느리가 화재 현장을 다 봤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씨는 “불 피하려고 베란다에 매달려 있다가 B씨가 먼저 떨어지더니 조금 있다가 A씨랑 A씨 품에 있던 아이도 떨어졌다고 하더라”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이씨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며 “갑자기 불이 난 것도 그렇고 매달려서 떨어진 것도 그렇고,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며 말을 흐렸다.
A씨의 집 근처로 다가서자 매캐하고 탄 냄새가 코를 찔렀고, 바깥에서 본 A씨의 집은 온통 검은 그을음으로 뒤덮여 있었다.
아파트 동 내부 계단에는 화재 잔재들과 짙은 얼룩을 닦기 위한 수건들이 놓여져 있었다. A씨의 집 현관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고, 여러 겹의 폴리스라인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박모(60대)씨는 “베트남 부인이랑 살던 A씨는 성격도 좋고 이웃 주민들에게도 참 잘했다”며 “밤낮으로 부인이랑 같이 교대로 일하면서 과일가게 운영하던 양반이었는데…너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지난 10일 오전 A씨의 부인과 통화를 했다는 관리사무소 다른 관계자는 “부인이 ‘아이가 많이 아파요’라는 말만 반복하더라.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 사고 관련, 아파트 입주민대표회의 내부에서 모금 운동과 추모 공간 마련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박씨는 전했다. 박씨는 “공동주택이다 보니 일단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주민 중에서도 화재 현장을 본 사람들이 많아서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현재 주민들이 입은 물리적, 정신적 피해 접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A씨와 B씨에 대한 부검을 할 예정이며, 장례 절차는 이후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찰은 “신고 내용에는 B씨가 아이를 안고 떨어진 것으로 접수됐다”면서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인 A씨 자녀의 상태가 안정되면 정확한 경위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합동 감식을 벌였으며, 불은 작은방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해당 아파트는 1992년에 지어져 화재 등 비상시 옆집으로 대피가 가능한 경량 칸막이, 스프링클러 등의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부산소방은 전했다.
한편 부산진구는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로 인근 숙박업소에서 지내고 있는 아파트 입주민 5가구(16명)에 대해 숙박비와 식비 일부를 지원할 예정이다.
부산진구는 “A씨 가족을 돕기 위한 문의는 들어오고 있지만, 현물이나 현금이 들어온 것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부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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