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쌍용차 국가손배 파기환송심 선고 규탄…노동탄압”

오후 2시20분 서울고법 앞 기자회견
"노조원 개인도 손배 책임 포함" 판결
"잘못된 사법적 시각…전력 투쟁할 것"
보수 유튜버들 "불법 기자회견" 고성도

쌍용자동차 파업 진압 과정에서 파손된 경찰 장비 등을 배상하라며 국가가 노동조합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개인 조합원의 책임을 포함한다는 판결이 나오자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은 “노동자에게 너무 가혹한 판결이지만 물러서지 않고 차분하게 이후 대응을 준비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속노조는 25일 오후 2시20분께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금의 상황을 ‘노조할 권리’에 대한 노동 탄압으로 규정하고 이를 규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날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쌍용차 국가손해배상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는 손해배상 청구 원액을 조정안보다 줄어든 1억6600만원으로 선고하고, 노동조합원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포함된다고 판결했다. 파기환송심 과정에서 재판부는 노조원은 배제한 채 노동조합에만 기중기 손상 배상책임을 물리는 내용의 조정안을 양측에 전달했으나, 정부가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며 조정이 불발됐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은 “노동자들은 14년간 재판 경과를 공유했고, 현장에서 십시일반해 당시 대법원에서 확정한 치료비를 모으기 위한 기금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부장은 “자본도 아닌 국가가 파업에 참여했단 이유로 가만두지 않겠다는 작태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늘의 파기환송심 선고에 경찰이 상고할 것이라 본다. 당사자들과 긴급 간담회 통해 판결을 분석하고, 국가손배대응팀 등과 함께 이후 대응을 준비해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래군 손잡고 상임대표 역시 “노조법 2,3조 개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법원 판결에 유감”이라고 했다.

이찬우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노동자들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으로 77일 간의 파업 투쟁에 나선 것이며, 이미 대법원은 지난해 말 국가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것이 정당방위였다고 판결했다”고 말했다.

이 수석부위원장은 “오늘 인용된 금속노조 배상 책임은 국가 기관의 노동탄압 상황이라 규정하고 이를 규탄한다”며 “노조법 2,3조 개정 투쟁 및 노동3권 보장을 위한 투쟁에 조직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내팽개치는 윤석열 정권의 퇴진과 노동 탄압 저지에 끝까지 맞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회견 도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판 참석을 지켜보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을 찾은 보수 유튜버들이 “법대로 하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들은 “왜 불법 기자회견을 하냐”며 항의해 잠시 회견이 중단되기도 했다. 법원 관계자들 역시 이는 허가받지 않은 회견이라며 저지하기도 했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의 결과로 2009년 회생절차에 돌입했으며 그 과정에서 구조조정 계획을 마련했다. 쌍용차 노조는 이에 반발해 공장을 점거하며 77일간 장기 파업을 벌였다. 이 파업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헬기·기중기 등이 훼손됐으며, 이에 대한 책임변제 비율이 쟁점이 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