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딸도 똑같이 죽어…꽃 한 송이 없었다” 기간제 교사 父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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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7월 25일 0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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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긴급 추진 과제 제언 및 법안 신속 입법을 촉구하는 서울시교육청- 교직 3단체 긴급 공동 기자회견에서 사립초등학교에 재직하던 딸이 교권 침해 피해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유가족이 오열하며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긴급 추진 과제 제언 및 법안 신속 입법을 촉구하는 서울시교육청- 교직 3단체 긴급 공동 기자회견에서 사립초등학교에 재직하던 딸이 교권 침해 피해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유가족이 오열하며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잠깐만요! 제 딸도 똑같이, 똑같이 죽었습니다. 제 딸 억울한 사연도 좀 들어주세요. 제발 같이 조사해 주세요.”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서울 교원단체총연합회, 서울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등 3개 교직단체 긴급 공동 기자회견 도중 한 남성이 이같이 울부짖었다.

이 남성은 이날 시교육청과 교직단체 발표 이후 질의응답이 시작되자 “우리 딸도 이번에 같이 조사해달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딸은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였는데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 극단적 선택) 사건과 거의 동일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딸도 지난해 7월 병가를 내고 지내다가 6개월 전에 이렇게…”라며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남성은 “사립이고 기간제 교사라 도움을 받기 힘든 것 같다”며 “전국에 비슷한 사례가 있다고 하는데 이번에 포함해서 같이 조사해달라. 민원을 넣으니까 오래 걸린다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그는 “사건이 이대로 지나가서 묻히면 우리 딸은 억울하다”며 오열했다.

남성은 “전날 서초구 초등학교에 가서 많이 울었다. 그 선생님에게는 조화가 놓였는데 우리 딸은 꽃송이 하나 못 받고 죽었다”며 흐느꼈다. 그러면서 “그 선생님도 자랑스러운 딸이겠지만, 우리 딸도 똑같은 대한민국 교사였고 자랑스러운 딸이었다”며 “사랑스러운 제 가족, 제 딸을 이번 대책에 넣어 다 같이 처리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기자회견이 끝난 후 취재진에게 “딸이 수업을 마치고 잠깐 교무실에 갔다 온 사이 (학생) 세 명이 한 명을 괴롭혔는데 이 네 명 학부모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가해 학생의 한 부모가 지속해서 ‘옷을 벗기겠다, 다시는 교단에 못 서게 하겠다, 콩밥 먹이겠다’ 이런 식으로 한 달 동안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조희연 시교육감은 이 사안에 대해 “저도 이전에 보고받은 바 있다”며 “관련 부서와 면담을 해주시면 저희도 그것을 검토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사립에서의 교원 권리나 인권에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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