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센 사람 놔두고 왜 약자만”…‘빵 끼니’ 경비아저씨에 우유 건넨 입주민

최근 폭우로 엘리베이터가 고장난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배달되지 못한 ‘택배’를 지키느라 저녁 때를 놓친 경비 아저씨가 ‘빵’으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 이 모습을 본 오피스텔 입주민이 “우유 하나를 사다 드렸다”며 “불평과 불만보다는 아저씨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먼저 건네자”라는 글을 오피스텔 게시판에 남겼다.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서울의 한 오피스텔 입주민이 경비 아저씨에게 베푼 작은 친절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21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폭우로 인해 엘리베이터가 고장난 한 오피스텔 풍경을 다룬 글이 화제를 모았다.

방수처리가 잘못됐는지 평소에도 빗물이 건물내부로 파고든 경우가 많았다는 이 오피스텔에서 최근 폭우 때 엘리베이터 4대가 동시에, 그것도 하필이면 아침 출근 시간대에 멈춘 일이 발생했다.

입주민들은 애꿎은 오피스텔 경비 아저씨에게 ‘건물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 ‘책임 져라’며 짜증을 쏟아냈다.

또 오피스텔 게시판에는 ‘새벽에 안내방송을 끊임없이 내보내 잠을 설치게 했다’는 등 비난 글이 수십개 달렸다. 일부 게시물에는 경비 아저씨를 향한 폭언과 욕설도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입주민이 올린 글이 이 모든 불만과 불평을 잠재워 버렸다.

이 입주민은 “비난을 받아야 할 사람은 애당초 건물을 엉성하게 지은 시공사와 건설업체 사장인 것 같은데 왜 힘센 사람들은 놔두고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경비 아저씨들을 비난하냐”며 “안내방송을 하면 한다고, 안 하면 안 한다고 뭐라 하니 경비 아저씨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나”고 물었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사진 한 장을 첨부했다.

그 사진은 경비 아저씨가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배달되지 못한 택배상자를 지키는 바람에 저녁때를 놓쳐 빵으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이었다.

이 입주민은 “늦은 퇴근길에 그 모습을 보고 내내 마음에 걸려 우유를 하나 사다드렸다”면서 “불평과 불만보다는 칭찬과 따뜻한 말 한마디를 먼저 건네는 입주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 글과 사진이 실린 뒤 오피스텔 게시판에는 불평 불만의 글이 사라졌으며 입주민의 사진과 글에는 해당 오피스텔 게시판이 개설된 이래 가장 많은 ‘좋아요’가 달렸다고 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