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배우자 “사람죽어나가…해코지 당할까 불안” 증언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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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4월 20일 14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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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불법 선거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부원장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사실혼 배우자가 대부분의 증언을 거부했다.

그는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것을 보면서 저사람(남편)이 해코지 당할까 불안하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전 부원장 외 3명의 9차 공판 기일을 열었다.

이날은 유 전 본부장의 사실혼 배우자 A 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A 씨는 유 전 본부장이 정민용 변호사로부터 돈을 받아 김 전 부원장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목격한 인물로 지목됐다.

유 전 본부장과 함께 법정에 들어선 A 씨는 선서 직전 재판부에 증언 거부 의사를 전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전체 증언거부권 행사 대상은 아닌 것 같다면서 개별 질문에 관한 증언거부권 행사를 안내했다.

A 씨는 유 전 본부장과의 관계 및 정치자금 전달에 이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검찰에 임의 제출한 사실 등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핵심적인 질문에 대해선 증언을 거부했다.

검찰과 변호인은 ‘유 전 본부장이 가방에서 현금을 꺼내 보여준 적 있는지’, ‘김 전 부원장에게 전달하기 위해 유 전 본부장이 현금을 쇼핑백에 넣는 장면을 목격했는지’ 등을 물었으나 A 씨는 증언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동규 피고인이 혐의를 인정하고 있는데 증인께서 증언을 거부하게 되면 역설적으로 유동규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지게 된다”며 적극적인 증언을 권유했다.
그러나 A 씨는 “사건과 관련해서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것을 보면서 트라우마도 생기고 저 사람(유동규)이 나가서 해코지라도 당하지 않을까 하루하루 불안하다”며 꺼려했다.

그러면서 “저도 그것 때문에 병이 생겨서 운전하고 나갈 때도 뒤에서 누가 따라오진 않나 하는 트라우마 때문에 하루하루가 지옥”이라며 “증언하는 것 자체가 두렵고 무섭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김 전 부원장은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함께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그는 이 대표의 대선자금 명목의 금품을 불법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부원장은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7일 첫 공판에서 “돈을 달라고 얘기조차 꺼낸 적이 없다”며 “중차대한 대통령 선거에서 돈을 요구한다는 게 얼마나 어리석고 부도덕한 일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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