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오나 만날 수 없도다”…새 삶 선물한 11살 아기천사가 남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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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4월 20일 0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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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굣길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열한 살 소년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14일 부산대학교병원에서 A 군(11)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고 20일 밝혔다.

A 군은 3일 등굣길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시내버스에 치여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지만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A 군의 가족은 갑작스러운 사고에 놀라고 두려웠을 A 군이 사고 순간 바로 세상을 떠나지 않은 건 주변에 사랑을 주고 가려는 것이라고 판단해 기증을 결심했다.

A 군의 가족은 누구보다 11년의 세월을 열심히 살아온 아들이 짧게라도 세상에 발자취를 남겨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길 원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경상남도 창원에서 외동아들로 태어난 A 군은 다른 아이보다 빠른 24주 만에 태어나 100일을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지냈다.

A 군은 친구에게 먼저 다가갈 줄 아는 친절하고 다정한 아이였다.

A 군의 가족은 “사랑하오나 만날 수 없도다”라는 아들의 글이 현재의 상황과 맞닿는다며 눈물을 흘리며 아들을 그리워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어머니는 A 군에게 “엄마 아들로 태어나줘서 정말 고마워. 엄마가 끝까지 지켜준다고 했는데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 다음 생에는 네가 원하는 최고의 몸으로 태어나서 이번 생의 못다 이룬 꿈을 꼭 이루길 엄마가 기도할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내 아들. 사랑해”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A 군의 기증자 예우를 담당한 노은정 사회복지사는 “11살의 꿈 많은 친구가 나누고 간 생명 나눔의 씨앗이 많은 분께 희망이 되길 바란다”며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의 아름다운 마음을 기억하며 그 따뜻한 마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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