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기습한파에 한랭질환자 49% 늘어…사망자 12명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7일 1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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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6 뉴스1
2023.1.16 뉴스1
올겨울 발생한 한랭질환자 수가 전년 대비 4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겨울이 지난 겨울에 비해 전반적으로 추웠던 가운데 ‘기습 한파’가 기승을 부린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전국 500여 곳 응급의료기관에서 보고된 한랭질환자 통계를 종합한 것으로, 질병청은 2013년부터 매년 겨울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질병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3개월간 집계된 한랭질환자는 447명이다. 총 300명이 발생한 직전 겨울에 비해 49% 늘어난 수치로, 2017~2018년 겨울(631명)에 이어 5년 만에 한랭질환자가 가장 많았다. 이 기간 확인된 한랭질환 증상은 저체온증(67.1%)이 가장 많았고, 동상(30.4%)이 뒤를 이었다. 한랭질환자가 증가하다 보니 사망자도 전년 대비 3명 늘어난 12명으로 집계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겨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을 센 ‘한파일수’는 전국 평균 7.0일로, 직전 겨울 6.1명에 비해 약 15% 늘었다. 그뿐만 아니라 기온이 전날에 비해 갑자기 떨어지는 ‘기습 한파’가 기승을 부리면서 한랭 질환자가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서울 최저 기온이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등 기습 한파가 찾아왔던 1월 24일의 경우 하루에만 한랭질환자가 44명 발생하기도 했다.

고령자일수록 한랭질환에 취약한 경향이 나타났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겨울 발생한 한랭질환자의 22.8%가 80세 이상이었으며, 범위를 65세 이상으로 넓히면 이 비율이 42.3%까지 높아졌다. 한랭질환 사망자의 평균 연령은 73세였으며, 사망자의 83%는 기저질환을 앓는 65세 이상 고령자로 파악됐다. 한랭질환이 발생한 장소는 ‘길가’인 경우가 24.8%로 가장 잦았고, 시간대는 오전 6~9시 사이가 17.9%로 가장 많았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노년층에서 한랭질환자와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노년층 대상 건강 수칙을 세분화하고, 관계부처와 협력해 기후 보건 취약계층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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