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4895억 배임-133억 뇌물’ 혐의 구속영장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檢 “지방권력 사유화한 시정농단”… ‘대장동 특혜 의혹’ 배임 등 혐의
‘성남FC 후원금’ 제3자 뇌물 적용… 헌정사 첫 제1야당 대표에 영장
李 “檢독재정권이 검찰권 사유화”

이재명 “법치주의 무너진 날… 역사에 기록될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에 대해 4895억 원의 배임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대표는 “정적 제거 욕망에 법치주의가 무너진 날”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뉴스1
이재명 “법치주의 무너진 날… 역사에 기록될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에 대해 4895억 원의 배임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대표는 “정적 제거 욕망에 법치주의가 무너진 날”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뉴스1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16일 청구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이 제1야당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다. 2021년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지 1년 5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날 이 대표에 대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배임 및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부패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구속영장청구서에 따르면 검찰은 이 대표의 혐의에 대해 “불법수익의 규모만 고려하더라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중대한 범죄”라며 “지방자치권력을 사유화한 시정(市政) 농단”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민간 사업자들에게 7886억 원이라는 막대한 수익을 몰아준 반면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는 1830억 원만 가져가게 하면서 공사에 4895억 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하고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성남시 연간 예산액이 약 3조 원인 점을 감안하면 1년 예산의 약 16%에 해당하는 손실을 초래한 것”이라고 적시했다.

또 2014∼2015년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과 공모해 화천대유를 민간 사업자로 낙점한 것과 관련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선 이 대표가 성남시 관내 기업 중 인허가 이슈 등이 있던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푸른위례자산관리 등 4개 기업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후원금 명목으로 133억5000만 원의 뇌물을 내게 했다며 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인허가권을 성남FC 불법자금 확보를 위한 거래와 흥정의 대상으로 전락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영장 청구 직후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고 “지방권력과 부동산개발업자의 불법 정경유착을 통해 지역 주민과 자치단체에 돌아가야 할 천문학적 개발이익을 부동산개발업자와 브로커들이 나눠 갖도록 만든 지역 토착 비리로 극히 중대한 사안”이라며 영장 청구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오늘은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이 검찰권 사유화를 선포한 날이자 정적 제거 욕망에 법치주의가 무너져 내린 날”이라며 “영장 청구는 희대의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 “권력을 악용하는 독재정권은 반드시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의원 윤리강령에 따라 양심껏 표결하자”며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찬성을 압박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27일이나 28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높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이재명#구속영장#성남fc 후원금#대장동 특혜 의혹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