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금고지기 “김성태 만나지않게 해달라”…구속심사도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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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13일 1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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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불리며 쌍방울그룹의 자금관리를 총괄한 김모 씨가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2023.2.11. 뉴스1
김성태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불리며 쌍방울그룹의 자금관리를 총괄한 김모 씨가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2023.2.11. 뉴스1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재경총괄본부장 출신 김모 씨가 태국에서 귀국하며 “김 전 회장 측과 무관한 변호인을 선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채널A가 13일 보도했다.

채널A에 따르면 지난 11일 국내 송환된 김 전 본부장은 “김 전 회장 측 입장과 상관없이 수사에 임할 것”이라는 뜻과 함께 “변호인도 김 전 회장 측과 무관한 변호인을 선임하고 싶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본부장은 또 수감 시설 내부에서도 김 전 회장 측과 최대한 마주치지 않게 해달라는 요청 사항을 수사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김 전 회장이 선임한 대형 법무법인이 아닌 수원 지역의 변호인을 선임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채널A는 전했다.

수원지검과 수원지법에 따르면 김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검찰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참석 포기서도 제출했다. 그는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측도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법원은 별도 심문 절차 없이 관련 기록을 검토한 뒤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앞서 김 전 회장과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 역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히며 지난달 19일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지 않았고, 법원은 서류 검토로만 이들의 구속을 결정한 바 있다.

김 전 본부장은 ‘금고지기’로 불리는 인물인 만큼 쌍방울그룹의 자금흐름 전반을 꿰고 있을 뿐만 아니라, 김 전 회장의 각종 자금을 관리해 왔던 만큼 횡령·배임 혐의 세부 내용과 대북송금에 사용된 자금 출처를 밝힐 수 있는 키맨으로 꼽힌다.

그는 쌍방울그룹에 대한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개시되기 직전인 지난해 5월 말 김 전 회장, 양 회장과 함께 해외로 도피했고, 같은해 12월 태국 파타야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태국에서 송환 거부 소송을 진행하며 귀국을 미루다 지난달 17일 송환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김 전 회장으로부터 “국내에 들어와 다 증언하라”는 지시를 받고 귀국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전날 사기적 부정거래 등 자본시장법 위반과 회사자금 횡령, 비상장 회사에 대한 부당지원 등 배임, 대북송금을 위한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으로 김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여부는 이날 늦은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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