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지나니 한겨울 장맛비?…‘오락가락’ 날씨에 혹독한 출근길

  • 뉴스1
  • 입력 2023년 1월 13일 0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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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들고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2.11.28/뉴스1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들고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2.11.28/뉴스1
“자동차 와이퍼 속도를 가장 빠르게 했는데도 앞이 안 보였어요.”

13일 새벽 경기도 고양시에서 서울 광화문으로 출근한 직장인 A씨(49)는 쏟아지는 장대비를 뚫고 차를 몰았다. 연말엔 폭설이 내려 출근 시간이 2배로 늘어지더니 이번엔 비가 말썽이었다.

그는 “오늘은 집에서 오전 6시10분쯤 출발했는데 비가 장맛비처럼 쏟아졌다”고 혀를 내둘렀다.

한겨울 출근길은 폭우 탓에 더 고단했다. 도심 곳곳에서 차들이 거북이걸음을 이어갔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갑작스러운 겨울비에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두꺼운 패딩 점퍼를 입고 저마다 우산을 손에 든 직장인들은 지하철에 몸을 욱여넣느라 평소보다 지친 표정이었다. 한 시민은 팔에 건 우산 탓에 빗물이 자기 바지에 묻자 불쾌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직장인 최영하씨(33)는 “겨울은 코트와 장갑, 목도리처럼 몸에 챙길 것이 많아서 출퇴근에 체력이 더 많이 필요한 것 같다”며 “안 그래도 비좁은 출근 시간대 지하철인데 비까지 내리는 날엔 더 좁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잠실에서 종로로 출근하는 직장인 B씨(29)는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5분 정도 거리인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옷이 다 젖었다”며 “그나마 날씨가 춥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새벽부터 내린 비에 서울 시내 곳곳에선 차량 접촉 사고가 이어졌다. 중랑구 동일로 지하차도는 도로 침수 우려로 우회운행 조치됐다.

회사원 C씨(48)는 “아침에 운전해서 출근하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차선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며 “한여름 소나기처럼 비가 와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최근 폭설과 한파, 미세먼지까지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직장인들은 출근 준비에도 전략을 세운다.

판교에서 근무하는 김모씨(31·여)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머리카락이 더 빨리 지저분해지는 느낌이라 묶고, 추운 날에는 목도리 대신 머리를 풀어야 한다”며 “추운 날엔 마스크에 습기가 생겨서 덴탈(의료용) 마스크를 쓰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KF94 마스크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용인에서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C씨는 “최근 이상고온도 경험하고, 말로만 듣던 기후 이변이 피부로 와닿았다”고 말했다.

이날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북부 해안 제외), 전남 동부 남해안, 경남권 남해안, 지리산 부근 30~80㎜ △제주도 남부, 경남 서부 남해안, 지리산 부근 100㎜ 이상 △제주도 산지 150㎜ 이상 수준이다.

이 밖에 △전남권(동부 남해안, 지리산 부근 제외), 경남권(남해안, 지리산 부근 제외), 제주도 북부 해안 20~60㎜ △중부지방, 전북, 경북권, 서해5도, 울릉도, 독도 5~40㎜ 비가 내릴 전망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내리는 비는 오후 3시쯤부터 차차 그칠 전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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