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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대야 끄는 소리, 마늘 빻는 소리…‘김장 소음’에 아래윗집 갈등 폭발

입력 2022-12-07 11:14업데이트 2022-12-0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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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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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은 이웃간 화합의 장이었다. 마당에 잔뜩 절인 배추를 쌓아 놓고 양념을 버무리며 함께 수다도 떨고 겉저리, 생굴에 막거리도 한 잔 하는 조그만 이웃잔치였다.

그런데 요즘 아파트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김장도 아래윗집 눈치보면서 하는 시대가 됐다. 마늘 생강 빻는 소리가 아랫집에 들릴까 겁나고, 여러 명이 모이는 발걸음 소리도 조심스럽게 됐다.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이웃이면 전혀 문제될 게 없다. 김장했으니 드셔 보라고 한 두 포기 나누면 더 정다운 이웃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평소에도 층간소음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데 김장 담근다고 요란을 떨면 그것이 분노 폭발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김장뿐 만이 아니다. 사이가 좋지 않은 아래윗집이라면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는 각별히 조심하면서 별도의 조치도 미리 해두는 게 서로 좋다.

※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김장한다고 야단법석, 아랫집 배려는 눈꼽만치도 없어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에서 15년째 사는 50대 가정주부입니다. 그동안 층간소음으로 불평을 한 적도, 들은 적도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 위층에 이사 온 이웃 때문에 얼굴을 붉히며 지내고 있습니다.





위층이 이사 온 이후로 유독 발걸음 소리가 많이 들려, 관리소에 민원을 넣고 주의해주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이따금씩 심하게 쿵쿵 발망치 소리가 나면 인터폰을 했지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자꾸 하면 싸움만 날 것 같아 포기하고 가슴앓이만 하면서 3년을 지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새벽부터 바닥에 물건 떨어지는 소리, 바닥을 쓱쓱 끄는 소리까지 도무지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소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TV 소리를 크게 틀어 소음 소리를 줄여볼까 했지만 물건 떨어지는 소리가 심하게 나고 그럴 때마다 깜짝 놀라 심장이 벌렁벌렁하기 시작했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 관리실에 연락하여 위층에 무슨 일 난 것 아니냐며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오후가 될수록 발 망치 소리까지 더 심하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참다 못해 위층에 올라갔더니, 아주머니 3명이 김장을 하고 있는데, 무거운 대야를 바닥에 툭 하고 놓고, 또 배추 담은 대야를 발로 주방까지 밀고 다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심지어 바닥에는 신문지 외에 아무것도 깔지 않고, 집주인만 얇은 슬리퍼 하나 떡하니 신고 있더군요. 아랫집에 대한 배려는 찾아 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온 줄도 모르고 수다 떨며 작업을 하길래 겨우 인기척을 하고 “김장 하는 건 이해하는데 좀 주의해서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윗집은 “왜 사사건건 트집이냐”며 “매번 민원 넣고 그렇게 예민하면 단독주택 가서 살라”고 큰소리를 치며 저를 예민한 사람으로 취급했습니다. 저도 그동안 참았던 게 터지면서 한바탕 욕이 오가며 싸워 아파트 관리소장까지 출동했습니다.

다른 위층의 소음에 대해서는 웬만해서는 이해하며 지나갔는데, 지금 위층 같은 경우는 정말 처음입니다. 하루 이틀 살 것도 아닌데, 평화롭게 지내고 싶은데 참 어렵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


매년 김장철이 되면 이로 인한 층간소음 갈등이 늘어납니다. 이웃간에 폭행 등 불미스러운 일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으니 서로가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위 사례의 경우 층간소음 피해가 오래된 상태입니다. 직접 대면했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관리소의 담당자를 통해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먼저 소음의 주요 발생 시간대와 강도를 3일치 정도를 녹음해 누가 봐도 피해가 크다는 것을 알게 해야합니다. 그리고 그 자료를 가지고 관리소 담당자가 윗집을 방문해 협조를 요청하게 합니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심각한 피해시간대에 주의할 것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소음이 심할 경우에도 가능한 한 관리소에는 1주일 1회 정도만 하는 게 좋습니다.

아울러 김장과 같이 여러 명이 방문할 경우에는 미리 시간대 등을 알려줄 것을 요청해 두었다가 이 시간대에는 잠시 외출하는 것도 갈등을 줄이는 좋은 방법입니다.

일상 생활 소음이 아닌 김장 등으로 인한 인위적인 소음은 경범죄 처벌 대상입니다. 소음이 너무 심하고 말로 해도 안 될 때는 경찰 신고를 통해 주의를 주는 것도 최후의 방법으로 고려해볼 만 합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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